[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최우선 정리 대상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태영건설 내부적으로는 이미 개별 사업장에 대한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태영건설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PF 우발부채는 2조5000억원이다. 이는 회계상 우발부채로 분류되는 개별사업장의 PF 보증 9조5000억원 중 브릿지론에 대한 보증 1조2193억원과 분양률 75% 미만의 주택사업장의 PF대출 보증 1조3066억원에 대한 것이다.

분양율 75%를 넘긴 주택사업장(1조769억원)과 사회간접자본(SOC)사업 관련 보증(1조304억원), 수분양자 중도금대출(1조3142억원)과 책임준공확약에 대한 보증(3조5570억원)은 성격상 고위험군에서 제외된다. 태영건설의 실질적 PF 우발부채는 2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태영건설의 고위험 PF 사업장에 대한 우발부채 해소는 워크아웃을 개시하면 본격화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요 채권단은 이날 회의를 열고 태영그룹 오너 일가와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추가로 내놓은 자구안을 두고 "협조와 노력에 감사하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는 11일 제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될 경우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태영그룹과 태영건설 채권단 양측은 그간 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한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지원 방안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룹 측이 지난 7일 태영건설 지원 방안을 채권단 뜻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주요 채권단의 합의와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의 우호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선 채권단의 75% 이상이 이에 동의해야 하지만 이미 공공기관 관련 채권단의 의결권 지분이 이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주요채권단인 시중은행의 태영건설 워크아웃 의결권은 3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외 금융지주 계열사를 포함하면 의결권은 4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건설공제조합이 20%,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이 약 20% 수준의 의결권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적어도 채권단 86%가 워크아웃에 동의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가장 먼저 티와이홀딩스(27.8%)와 윤 창업회장(1.0%),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10%) 등이 보유한 태영건설 주식에 대한 감자와 채권단 보유 채권에 대한 출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워크아웃을 진행할 경우 통상적으로 밟아야 할 절차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후에는 태영건설이 보유한 PF 위험 사업장을 정리를 먼저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과 산업은행은 개별 사업장의 부실 정도에 따라 사업 지분 매각, 시공사 변경, 태영건설 계속 시공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김도훈 태영건설 개발본부장 전무는  "개별 사업장에 대한 부실 검토는 내부적으로 완료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채권단 협의를 통해 외부에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