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지속가능한 미래 신사업으로 잡고 순환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가 하면, 일본 폐전자제품 재활용 업체에 대한 투자로 시너지 확대를 노린다. 이 일본 업체에는 GS칼텍스 출신 임원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향후 GS칼텍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GS칼텍스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2021년 12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가열해 뽑은 기름이다. 석유화학 공정에 원유 대신 투입해 다시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 재활용 과정을 반복하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자원 재활용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당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순환경제를 강조했다. 허 사장은 "산업계의 저탄소 효율에너지 실현을 위해서는 폐기물 발생을 당연시하는 선형적 경제구조를 재생과 업사이클을 통한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정적인 자원을 적게 사용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유 실증사업을 추진했고  내년까지 1130억원을 투입해 연 5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5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GS칼텍스는 공장을 완공하면 설비 안정화, 제품 생산 과정을 거쳐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생산 규모를 100만톤까지 증설한다는 목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위한 해외 투자처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1억원을 들여 일본 재생 플라스틱 제조업체 그린에코테크놀로지(GET)의 지분 15%를 확보했고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GS칼텍스는 분기보고서에 "지분률이 20% 미만이나 이사회의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해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분류했다"고 기재했다. 

2018년 설립된 GET는 폐기된 가전제품을 분쇄해 고순도의 ABS, PS, PP로 선별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소재들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외장재에 쓰인다. 설립 당시 1공장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2공장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GS칼텍스의 지분 매입 후 GET 임원변화다. GET는 최근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하고 임원항목에 이사 'Jang Hoon'을 추가했다. 새로 임원에 이름이 오른 인물은 GS칼텍스 폴리머부문장으로 근무한 장훈 상무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장 상무는 1969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GS칼텍스에서 케미칼 사업전략부문장, 폴리머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GS칼텍스는 아직 GET 지분 인수 배경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회사의 신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GET는 홈페이지를 통해 '폐가전제품을 독자적 기술로 처리해 고순도의 ABE, PS, PP로 선별하고, 국내외 자원순환과 재활용에 기여한다'고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