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GS칼텍스는 지주회사 GS의 곳간을 채워주는 핵심 창구로 통한다. GS칼텍스가 GS에너지에 지급한 배당금이 결국 지주회사 GS로 흘러가는 구조인 까닭이다. 통상 이런 계열사들은 벌이가 시원치 않을 때도 배당은 줄이지 않는 반면, GS칼텍스는 철저히 수익에 연동한 배당 원칙을 고수한다. 이 때문에 정유 업계 사이클에 따라 지주회사 GS의 배당금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배당금 총액은 ▲2018년 2814억원 ▲2019년 1810억원 ▲2021년 4206억원 ▲2022년 8368억원 ▲2023년 중간배당으로 278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배당했지만, 출렁이는 배당총액과 달리 배당성향은 30~40%로 꾸준했다. 고정된 배당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 배당을 해주는 대쪽같은 배당 정책을 고수하는 탓이다.

실적이 좋으면 많이 주고, 실적이 줄면 적게 주는 게 배당의 정석이지만, 비상장사인 GS칼텍스는 회사 정책에 따라 자유롭게 배당금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미국의 석유회사 셰브론과 GS에너지가 지분을 반반씩 보유하고 있다. 보통 이런 지분 구조는 '투자금 회수' 의무 때문에 배당에 소홀하기 힘들다. 셰브론이 GS칼텍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 줄어들까 IPO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시장에 나올 정도다.  

아람코가 지분을 17% 보유한 HD현대오일뱅크와 비교해 보면 GS칼텍스가 일반적인 비상장사의 배당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2020년 적자를 기록한 와중에도 951억원을 배당했다. 이 같은 배당 정책 때문에 지주회사 GS의 곳간도 정유사 시황에 동기화 된 모습을 보인다.

지분도를 보면 'GS-GS에너지-GS칼텍스'로, GS칼텍스의 배당금은 GS에너지를 거쳐 GS로 전달된다. GS에너지는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배당 성향도 GS칼텍스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결국 GS칼텍스에서 많은 배당금이 나와야 GS에너지가 GS에 많이 환원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2022년 유가가 크게 치솟아 GS칼텍스 회계로 12조4382억원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쌓였으며, 그해 결산 배당으로 8368억원을 지급하고도 남는 잉여금이 11조원에 달한 덕에 2023년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7월 GS에너지와 셰브론에 총 2789억원을 지급했으며, 비슷한 시기 GS에너지 역시 100% 지분을 소유한 GS에 1395억원을 배당했다. GS에너지가 GS에 지급한 2022년 결산, 2023년 중간배당금은 총 5954억원으로, 같은 기간 GS 매출(8694억원)의 68% 비중을 차지했다. 

GS칼텍스가 배당을 많이 할 때는 GS의 곳간도 풍부해지는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3분기까지 별도 기준 GS칼텍스 영업이익은 1조4043억원으로, 정유 사업 업황 둔화로 전년 동기(3조9053억원) 이익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순이익은 전년도 2조5553억원에서 8727억원으로 급감했다. 30% 배당성향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중간 배당금을 합한 2023년 회계기준 지급 배당금은 총 5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4분기 결산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배당 규모를 확정하기에는 이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