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올해는 SM면세점의 성적표를 보고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까. 숙원이던 면세사업에 뛰어든 지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작년까지 SM면세점이 거둔 실적만 놓고 보면 한숨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작년 시내면세점 운영면적을 줄이는 등 효율화 작업을 끝낸 만큼 올해는 내실을 다질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SM면세점이 작년 1000억원 수준의 매출과 138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2017년 대비 9.5%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60.9% 감소한다. SM면세점 측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매장 효율화 작업 덕에 작년 영업손실 규모가 재작년에 비해 절반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사실 하나투어가 면세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오너인 박상환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박 회장이 면세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200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진출을 모색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사업권이 나오지 않아 오랜 기다림을 겪었고, 2015년에야 인천공항점에 이어 시내면세점 입찰에 성공하며 숙원을 풀었다.

하나투어는 당시 면세점 사업권 획득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기존 관광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관련 업계는 회의적 반응 일색이었다. SM면세점의 낮은 인지도와 고정비 부담, 인기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전망은 틀리지 않았다. 사업 첫해인 2015년 66억원, 2016년 279억원, 2017년 2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상환 회장이 당초 하나투어를 통해 오가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사업을 하려 했던 게 결과적으로 SM면세점이 시장에 연착륙하지 못한 배경이 됐다”며 “올해 입국장 면세점 특허 등 면세사업에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SM면세점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면세점도 올해를 시장 안착의 원년으로 만들겠단 입장이다. 일단 작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축소와 영업면적을 ‘6층→4층→3층’으로 축소하는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짜고 있어 올해 역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큰 틀에서 SM면세점은 올해 인천국제공한 입국장 면세점 특허권 확보와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운영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우선 인천국제공한 입국장 면세점 특허권은 큰 이변이 없는 이상 SM면세점이 확보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4월말께 입찰이 예정돼 있는 입국장 면세점은 중소·중견사업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데 SM면세점이 이미 인천국제공항에 입주해 있는 만큼 여느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와 협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하나투어의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하나투어ITC와 손잡고 ‘K-TRAVEL BUS’를 운영 중이다. K-TRAVEL BUS는 서울시, 광역지자체(강원·대구·경북·인천·전남·충청·창원)와 함께 지방명소를 체험하는 상품으로, 출발지가 서울 인사동 소재 SM면세점 본점이다. 또 계열사들과 함께 국내 중소기업의 특화제품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 중심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올해 명품 브랜드 확장 계획은 없지만 국내 중소기업의 특화된 제품은 꾸준히 발굴해 구비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외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본점 지하 1층에 있는 ‘런닝맨’과 ‘놀이똥산’ 등 체험관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방문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