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취소 후폭풍이 거세다. 집단소송 등으로 기업 존립여부까지 우려된 가운데 코오롱티슈진(Tissuegene Inc.)에 수천만달러를 지원했던 수출입은행의 회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수출입은행은 티슈진에 대한 대출과 투자의 회수와 관련해 "다양한 안전 장치가 마련된 만큼 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출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담보가 설정됐고 채권변제순위가 1순위인만큼 회수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국책은행으로 인보사 사태에 따른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당장 자금 회수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대응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에 대출과 지분투자 형식으로 30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며 지원해 왔다. 지난 2015년 코오롱생명과학에 사업자금 명목으로 2000만달러를 대출 지원했고 2016년 5월 인보사 임상 3상을 위한 1000만달러(당시 월평균 환율기준 약 117억5000만원) 규모의 지분투자에도 나섰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망 서비스 기업 지원을 강조해온 수출입은행으로서는 첫번째 바이오기업 투자였다. 티슈진의 전환우선주 11만7647주를 주당 85달러규모로 인수한 수출입은행은 지분 1.1%를 확보했다.

수출입은행의 티슈진 투자는 인보사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됐다. 첫번째 투자로 높은 투자수익 달성과 함께 신성장산업 육성이란 성장전략을 한꺼번에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티슈진이 2017년 시장의 주목 속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수출입은행의 지분가치는 1년만에 단순수익률 기준 40%를 넘어섰다.

하지만 인보사 사태로 예고된 민형사상의 소송으로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입은행의 대출상환과 투자 회수가 어렵지 않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티슈진에 2750만달러(약 327억원)가량의 투자 원금이 남아있다. 총 1750만달러에 달하는 대출잔액은 티슈진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실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1분기기준 티슈진의 정기예금은 1억1100만달러중 2100만달러는 수출입은행의 차입금과 관련한 담보로 잡고 있다.

지분투자에 활용된 1000만달러는 투자 당시 내걸었던 풋옵션(코오롱생명과학에 보유지분을 되팔수 있는 권리)의 기한이익 상실을 사유로 회수가 가능하다. 수출입은행은 지분투자 당시 원금에 연복리(4.5%, 계약위반시 1% 가산)를 더한 행사가격의 풋옵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옵션의 행사는 2020년2분기까지 미국내 품목허가와 2022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용하기로 했다.

일단 티슈진이 상장에 성공한만큼 수출입은행의 남은 풋옵션 행사조건은 미국내 품목허가 승인 여부다. 하지만 국내 허가 취소과 잇단 소송 등의 악재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예고된 미국내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옵션 행사까지 1년가량이 남았다는 점을 부담으로 꼽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1순위로 상환이 가능한 투자였던 만큼 회수를 둘러싼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지분 투자 역시 풋옵션 조건을 마련하고 있고 변제순위 역시 1순위인 만큼 지분투자 원금회수는 무리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