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대비해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 개발"
박해민 대표 "코인시장 비정상적인 IR 방식, 제도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
▲ 크로스앵글 박해민 공동대표 (사진제공=크로스앵글)


암호화폐 투자자의 필수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텔레그램이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사업 진행 상황을 알리는 공식 커뮤니티 채널로서 단체 텔레그램방을 사용하고, 동시에 투자자와의 소통 채널로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하면 이들 텔레그램방이 투자자의 불만으로 가득차 정보 공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암호화폐 공시 사이트 ‘쟁글(Xangle)’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IR 방식을 전통 금융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출시했다.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의 박해민 공동대표(사진)는 “실제 텔레그램을 비롯한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프로젝트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최근 쟁글에 올라온 공시 내용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직접 가짜뉴스를 검증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쟁글의 공시 기준은 ▲상장여부 ▲임원진 변동 ▲기업 인수합병 ▲사업 진행 상황 ▲투자 현황 ▲토큰 소각, 바이백, 보유자 변동, 스왑 등 토큰 관련 내용 ▲블록체인 포크 여부 등 총 16개 항목이다. 이외에도 공시 내용을 상시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암호화폐 발행 업체는 대부분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구체적인 재무정보 전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인원, 사업내용, 시세 등 기본적인 정보를 먼저 공시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공시 내용의 신뢰도 확보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와 권한은 프로젝트에게 있지만, 불성실하게 공시하거나 공시 내용을 수정한 것을 발견하면 쟁글이 해당 업체에게 패널티를 부과한다"며 "패널티가 쌓이면 업체 평가 등급이 낮아지고, 이러한 사실을 쟁글과 파트너십을 맺은 거래소에 알린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쟁글에 공시한 암호화폐는 120여개다. 쟁글은 올해 안으로 시가총액 기준 상위 600개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접촉해 공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지금 공시한 프로젝트 중 3분의 1은 한국에 기반을 둔 곳이지만, 앞으로는 해외 프로젝트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 쟁글 웹사이트의 암호화폐 공시 화면


공시하는 암호화폐 수가 늘어날수록 크로스앵글의 사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오는 9월까지는 파트너십을 맺은 거래소들에게 쟁글 API를 유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파트너십을 맺은 거래소는 코빗, 씨피닥스, 고팍스, 빗썸, 코인원, 한빗코, 비트소닉, 지닥 등 8개다. 쟁글과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자체 공시 채널을 운영하는 거래소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암호화폐 공시는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며 “거래소에 상장한 코인과 그렇지 않은 코인 간의 중립성·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며, ‘공시’라는 이름을 빌린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쟁글의 다음 목표는 다가올 증권형토큰발행(STO)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다. STO란 회사 지분, 부동산, 미술품, 음원 등 실물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해 토큰 보유자에게 수익을 배당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STO는 금지돼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STO 추진 기업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하고 증권법 규제를 따르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앞서 싱가포르에서도 증권법을 적용해 규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으로도 STO를 허용하는 국가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각국의 STO 허용이 늦어질 것 같다”라면서도 “그러나 언제가는 반드시 올 STO시대에는 공시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아질 것이고, 이 때를 대비해 쟁글은 일단 증권형 토큰이 아닌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 기능성 토큰) 공시부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웹사이트에서 투자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버넌스’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투자자가 실제 코인을 보유했는지 인증한 후 해당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프로젝트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거나 주요 결정 사안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실제로 수많은 프로젝트와 접촉한 결과 이러한 서비스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ICO 투자자들은 프로젝트와 직접 소통할 수 있지만,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하고 불특정 다수와 거래하기 시작하면 프로젝트와 투자자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며 “쟁글은 끊어진 고리를 다시 연결시키고, 투자자들이 프로젝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만들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