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순환출자 해소…오너家 개인기업 '씨케이' 부상
① 순환출자고리 '7개→0개'

‘한 지붕 두 가문’ 영풍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2년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일련의 과정에서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의 100% 개인기업인 '씨케이'가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승계 기반의 정점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영풍그룹은 해방직후인 1949년 황해도 사리원 출신의 동향인 고 장병희 창업주와 고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으로 만든 무역회사 영풍기업사가 모태다. 지주사 업무와 전자부품, 비철금속 제련 사업을 장씨가에서 맡고, 고려아연 등 계열사는 최씨 집안에서 각각 분담해 경영하고 있다. 서린상사는 최씨가에서 지배하는 기업이다.


영풍그룹은 양가 분담경영으로 인해 지난 2017년 초까지만 해도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결키 어려운 대기업으로 손꼽혔다. 당시 영풍이 보유한 순환출자는 ▲테라닉스로 시작해 테라닉스로 끝나는 5개의 고리 ▲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영풍문고 고리 1개 ▲서린상사→㈜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 고리 1개로 총 7개였다.

영풍은 먼저 '테라닉스'로 시작해 '테라닉스'로 끝나는 고리부터 정리했다. 이를 위해 테라닉스가 보유하던 관계사 지분 정리에 나섰다. 테라닉스는 2017년 말 ㈜영풍 지분을 씨케이에 매각했다. 즉, 씨케이가 테라닉스의 관계사 출자분 중 ㈜영풍 주식 2만5000주(1.36%)를 256억원에 인수함으로 '테라닉스→㈜영풍→~→테라닉스' 형태의 4개 고리를 단번에 풀었다. 동시에 테라닉스는 시그네틱스 주식 53만6445주(0.63%)를 장내 매도하면서 '테라닉스→시그네틱스→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다음 타겟은 '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영풍문고' 순환출자 고리였다. 그룹은 이번에도 씨케이를 활용했다. ㈜영풍은 지난해 2월 영풍문고 지분 24% 중 14.5%를 씨케이에 130억원에 넘겼다. 잔여지분 9.5%는 영풍문고가 자사주로 사들였다. 뒤이어 씨케이는 장형진 회장의 영풍문고 지분 18.5%를 150억원에 인수함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씨케이는 2012년 경영컨설팅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종업원은 1명, 2018년 매출액은 43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실체가 모호한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 씨케이는 어떻게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 계열사 지분을 인수했을까.


대부분의 자금은 장 회장 일가에서 마련됐다. 씨케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네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장 회장과 자녀 장세준·세환·혜선씨로부터 총265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회장은 씨케이에 네 차례에 걸쳐 총 475억원(연장건 제외)을 대출했다. 현재 장 회장으로부터 회사가 빌린 차입금 잔액은 250억원으로 파악된다.




씨케이의 지분 분포를 통해 3세로의 그룹 후계 구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장 회장의 장남 장세준씨와 둘째 장세환씨가 씨케이 지분을 32.8%씩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딸 장혜선씨와 장 회장의 부인 김혜경씨는 22.9%와 11.5%씩 나눠 갖고 있다.


씨케이는 현재 계열사 시그네틱스,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영풍문고 주식을 보유하면서 이들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영풍문고는 ㈜영풍 주식 16%를 품은 영풍개발 지분 34%를 소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동시에 오너 3세의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달 마지막 고리인 '서린상사→㈜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 고리도 끊겼다. 장 회장은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주식 19만820주(10%)를 1336억원에 직접 취득했다. 이로써 장 회장의 ㈜영풍 지분율은 종전 1.1%에서 11.5%로 올라갔다.


일각에서 나오는 양가 갈등설에도 불구하고, 최씨 가문은 이번에도 장 회장의 지배력을 흔들지 않았다. 그룹의 핵심인 ㈜영풍 주식을 장 회장에게 그대로 넘겨주면서 장씨일가 지배력에 오히려 힘을 실어줬다. 지난 3월 씨케이는 ㈜영풍 지분(2만5010주)을 205억원에 영풍개발에 전부 넘겼다. 영풍에는 장씨와 최씨 집안에서 각각 41.2%와 13.3%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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