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돌발 변수…승계구도 변화 생기나
②이경후 상무, 미국 본부 근무때 '비비고' 만두 판매 호조…내부평가도 긍정적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6일 14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계 1순위였던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마약스캔들로 5살 터울 누나인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른도 안된 나이에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이 부장과 달리 이 상무의 경우 지주사, CJ오쇼핑, CJ㈜ 미국지역본부 등을 두루 거치는 등 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CJ그룹이 점진적으로 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해나갈 예정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승계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약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선호 부장이 향후 CJ그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그룹 내 그의 지배력 강화 작업이 진행돼와서다. 지난 4월만 해도 이 부장이 18%가량 지분을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부문을 인적분할하고 해당 사업부문을 지주사 CJ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덕분에 이선호 부장은 지주사 지분을 2.8%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8월엔 오너 일가의 지분확보에 유리한 지주사 CJ의 신형우선주도 상장했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지주사 CJ의 주가가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일 종가만 봐도 주당 8만1600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38.4%나 낮아졌다. 이선호 부장이 인적분할 후 신설된 올리브영 지분을 17.9% 보유 중이고, 해당 지분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걸 고려할 때 추가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던 기회를 차버린 셈이다. 이에 시장에선 장자승계 원칙이 지켜진다면 올리브영을 상장시켜 구주 매출로 지주사 CJ 지분을 매입하거나, 두 회사(올리브영, 지주사 CJ)의 주식스왑을 통해 이 부장이 지배력을 강화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선호 부장으로 굳혀졌던 승계구도가 깨질 수도 있단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재벌가 2~3세 경영인들의 마약스캔들이 적잖이 터지긴 했지만 모두 방계로 이선호 부장과는 궤가 다르다는 걸 이유로 꼽고 있다. 아울러 그의 실무경험이 미천하고 경영성과 측면에서 이렇다 할 것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실제 1990년생인 이 부장의 경우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졸업 후 줄곧 CJ제일제당에서만 근무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이경후 상무의 커리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상무는 2011년 지주사 CJ 대리로 입사 후 CJ오쇼핑 상품개발, 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6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근무했고, 2017년 11월 CJ ENM 상무로 활동 중이다. 이 때문에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남매경영'을 해 온 것과 같이 당초엔 이선호 부장이 식품과 바이오를 맡고, 이경후 상무가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형태로 CJ그룹이 꾸려질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하지만 마약스캔들로 이 부장의 입지가 좁아진 만큼 실무경험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이 상무가 대항마로 떠오르지 않겠냐는 전망이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상무는 성실하고 열정이 많아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미국 근무 시절 북미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한류 콘서트 '케이콘' 흥행과 '비비고' 만두의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장자승계를 우선시하는 가풍으로 인해 이 상무는 동생 이선호 부장보다 보유지분이 현저히 적은 상태다. 이 상무는 이 부장과 마찬가지로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로 지주사 CJ 지분 1.2%와 올리브영 6.91%를 보유 중이다. 이 부장 대비 이 상무가 보유한 실탄이 부족하긴 하지만 지주사 CJ 지분을 42.07% 보유하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결정에 따라 승계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가 미래 먹거리로 식품이 아닌 미디어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향후 승계 구도의 향방과 관계없이 이경후 상무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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