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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아픈손가락 '푸드빌'…4년 연속 '적자'
⑥ 혼밥트렌드·HMR 성장에 프레시웨이는 '승승장구'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2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 계열사 중 이재현 회장에게 가장 아픈손가락은 어디일까. 아마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CJ푸드빌(푸드빌) 아닐까. 당초 푸드빌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이재현 회장의 경영철학인 '한식의 세계화'를 구현할 핵심계열사로 꼽혀왔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매각설에 휘말리는 등 '풍전등화' 신세에 놓여 있다. 그 사이 CJ프레시웨이(프레시웨이)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푸드빌을 대체할 핵심계열사로 존재감을 굳히는 중이다. 


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4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법인들이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주 요인이다. 앞서 푸드빌은 이재현 회장의 한식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 2010년부터 비비고와 뚜레쥬르 등을 미국과 중국에 공격적으로 출점시켰다. 그러나 이들 해외법인들이 시장 연착륙에 실패하며 매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시 말해 국내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해외법인의 적자를 메우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보니 푸드빌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국내 사업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단 점이다. 간편식과 집밥 열풍 등으로 빕스와 계절밥상 등 푸드빌에서 운영 중인 외식체인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7월 취임한 정성필 푸드빌 대표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대거 폐점시키는 등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실적은 물론 '빨간불'이 켜진 재무상태 개선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정 대표는 지난 5월 푸드빌의 알짜사업인 투썸플레이스를 2대 주주인 홍콩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매각한 대가로 2025억원을 쥐게 됐다. 이 덕분에 올 상반기 19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도 "침체일로인 국내 외식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썸플레이스의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며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인해 올 상반기 상당부분 수익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법인은 최초 흑자를 내는 등 긍정적 시그널이 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남은 점포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 개선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푸드빌이 플러스(+)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푸드빌이 보유한 외식 브랜드 가운데 중 유일한 수익창출원이던 투썸플레이스를 잃은 걸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매장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효율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국내 외식업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해외 부진을 메울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푸드빌이 '월드베스트(World Best)'라는 CJ의 내부 목표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실적이 안나오는 해외법인을 껴안고 있었다 보니 재무지표 전반이 악화됐던 것"이라며 "최근 국내 외식경기가 불황인 상황인걸 감안하면 빕스와 계절밥상 등 푸드빌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외식 경기 침체로 푸드빌은 고전하고 있지만 프레시웨이는 오히려 수혜를 보고 있다. 식재료 유통과 단체 급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외식의 반대 급부로 집밥, 간편식 수요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몸집을 더욱 불리는 중이다. 


프레시웨이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5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2014년부터 연평균 12.1%씩 증가한 매출은 2018년 2조8281억원을 기록해 3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도 259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 대비 30.9%나 신장했다. 전체 매출 중 80.2%를 차지하고 있는 식자재 유통 부분의 거래선 다변화 및 판가 인상이 수익 개선을 견인했다. 여기에 푸드빌로부터 지난해 양수한 컨세션 사업장 6곳의 실적이 단체급식 부분에 포함되면서 외형을 불리는데 한몫 거들었다. 


주목할 부분은 식문화의 변화로 인해 프레시웨이의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에도 변화를 보였단 점이다. 프레시웨이의 가장 큰 두 고객 제일제당과 푸드빌은 이번 상반기를 기점으로 등수가 뒤바꼈다. 제일제당 매출 비중은 간편식 등의 판매호조로 작년 상반기 8.8%에서 올 상반기 13.6%로 4.8%p 늘어났다. 반면 푸드빌 매출 비중은 외식 불황으로 인한  푸드빌의 사업 규모 축소로 이번 4.5%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6%p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푸드빌의 매출 감소분은 CGV(매출 비중4.4%→ 5.1%) 등 타계열사 식자재 공급 증가 및 자회사 프레시원 법인을 통한 축육 유통 등의 확대로 자연스레 상쇄됐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및 식품 자판 사업 등이 확대되고 있는 요즘 식문화 트렌드와 함께 견고한 B2B 공급망을 바탕으로 프레시원 판매 경로를 늘린 것이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프레시웨이의 경우 식음료 유통을 책임져줄 든든한 그룹사 물량이 항상 있는데다, 컨세션, 단체급식 시장도 향후 전망이 밝아 두 부분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프레시웨이는 신성장 동력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아직 협상은 지지부진한 단계나 컨세션과 단체급식 분야의 확장을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사업부 인수를 지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간편식, 단체급식 시장 확대에 따른 전처리 식재료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 경기도 이천에 센트럴키친(CK, 중앙집중식 조리시설) 공장을 올해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전반적인 식품 계열사들의 부진 속에서 홀로 독주하는 프레시웨이는 CJ그룹 내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이번 상반기 공시된 개별 실적 기준 대한통운, 제일제당, ENM에 이어 매출 순위 4번째로 향후 성장세에 따른 존재감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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