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룰' 규제의 역설..."설계사 일자리 위협"
금융위 카드슈랑스 '25%룰' 적용 유예 결정에 "규제 실효성 의문"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대형 금융회사를 규제해서 중소형 보험회사를 지원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25%룰'이 보험설계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금융당국이 카드회사를 통한 보험판매에 이를 적용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2020년부터 적용하려던 25%룰을 2022년 말까지 적용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시장 여건과 보험소비자·설계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다"면서 "3~4개의 중·소형 보험회사만 카드슈랑스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카드회사의 규제 준수가 사실상 곤란한 상황"이라고 규제 유예 배경을 들었다.

카드슈랑스란 신용카드업자를 통한 보험판매를 말한다. '25%룰'이란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이 모집하는 연간 보험상품 판매액 중 1개 보험회사의 비중이 2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실제 카드사의 보험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전체 영업수익(매출)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보험상품 판매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곳은 신한·롯데·KB국민·삼성카드 정도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한카드가 보험상품 판매로 거둬들인 수익은 546억원, 롯데카드 201억원, KB국민카드 227억원, 삼성카드 274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카드가 1.83%, 롯데카드 1.48%, KB국민카드 0.99%, 삼성카드 1.07%다.


카드사 가운데 보험상품 판매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A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려는 보험사들의 니즈가 많지 않다"며 "25%룰 적용 유예로 우리가 얻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카드 관계자는 "25%룰을 적용했다면 판매 비중이 25%를 넘는 보험사의 상품을 줄여야 하므로 카드사 입장에선 난감한 점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카드슈랑스 시장 자체가 미비하기 때문에 25%룰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보험사 가운데 카드사를 통해 가장 많은 보험 상품을 판매(31개)하는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25%룰이 적용되는 것보다 적용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수익을 크게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미 금융당국이 25%룰을 지키라고 권고했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만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드슈랑스에 대한 25%룰 적용 유예로 카드사 내 전화판매 전문 보험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유지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드업계와 보험업계 모두 카드수수료 인하와 오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몇몇 보험사들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기도 하다.


여신전문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보험설계사들"이라며 "카드사와 보험사의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25%룰 적용이 이뤄졌다면 보험설계 부문의 인력을 줄여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25%룰 적용으로 채널이 줄면 보험설계사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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