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원석 기자] 개량신약 강자인 유나이티드제약이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안정적 캐시카우인 개량신약을 기반으로 혁신신약까지 중장기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제약은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후보물질인 항암제 'PLK-1 저해제'의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혁신신약 개발은 창사(1987년) 이래 처음이다.
PLK-1 저해제는 암의 증식 및 전이와 관련이 있는 폴로-유사 키나아제(Polo-like kinase1, Plk1) 효소를 억제하는 천연물 기원 신약후보물질이다. 원천물질은 서울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발굴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5년 이들 기관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같은 해 전임상에 착수했으며,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PLK-1 저해제에 이어 또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인 전임상 단계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도 임상 진입이 기대된다. 다만 R&D 자금이 한정적이어서 PLK-1 저해제 임상에 집중하고 순차적으로 NASH 치료제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해 R&D 비용은 268억원으로 매출액(2119억원) 대비 13%에 달했다.
업계에선 유나이티드제약이 신약 개발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개량신약 전문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미래 먹거리가 될 중장기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제네릭과 개량신약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2010년 첫 개량신약인 ‘클란자CR’을 출시한 이후 2013년에 ‘실로스탄CR’, 2016년 ‘가스티인CR’, 2017년 ‘레보틱스CR’ 등 개량신약을 연이어 발매했다. 개량신약은 지난해 매출(2119억원)에서 30% 비중을 차지하는 등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에도 총 10개 개량신약 신제품을 출시해 개량신약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개량신약은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투자 비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신약은 10~15년 동안 300억~500억원(국내 임상 기준)을 투자해야 한다. 개량신약은 3~5년 동안 20억~30억원을 투자해 신약보다 부담이 적다. 하지만 기존 동일성분 신약 및 제네릭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기대 매출이 한정적이라는 게 단점이다. 기업가치도 신약이나 바이오기업보다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의 신약 도전은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의미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1월 중에 PLK-1 저해제의 1상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신약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며 "2024년 허가 및 발매가 목표다. 해외 제약사와 협력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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