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한국바이오켐제약(바이오켐제약)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유나이티드제약)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켐제약은 유나이티드의 오너인 강덕영 대표이사 사장 2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긴 하지만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인큐베이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오켐제약의 지난해 매출액 422억원 중 56.6%인 239억원이 유나이티드제약과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비 거래액은 8.6% 증가한 금액인 반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이오켐제약이 유나이티드제약으로부터 제품 등의 공급으로 올린 매출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받고 있단 점이다. 대표적으로 2020년에는 없었던 5억원의 외주가공비가 생겼고, 수수료 수입 역시 1년 새 74배(200만원→1억4790만원)나 불었다. 이외 보유 오피스 임대로 받은 자금도 1540만원에 달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바이오켐제약에 321억원 규모의 차입금 한도 보증도 서줬다. 해당 보증은 대표적 계열사 지원책 중 하나로, 우발부채이니 만큼  바이오켐제약이 빚을 갚지 못하면 유나이티드제약이 떠안게 된다. 

바이오켐제약이 매출의 절반이상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올리고 있다 보니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작년 말 기준 보유한 총차입금이 221억원인 반면, 보유 현금이 15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자칫 유나이티드제약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차입금 한도 보증에 대해선 딱히 할 얘기가 없고, 수수료 수입 및 외주가공비 역시 구체적 내역은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나이티드제약이 바이오켐제약을 전략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바이오켐제약의 지분을 유나이티드제약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강덕영 사장의 자녀인 강원호(44%), 강원일(41%), 강예나(15%) 씨가 100%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강원호 씨의 경우 2014년부터 부친인 강덕영 사장과 함께 유나이티드제약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 회사 지분을 소량(5.44%) 보유 중이다.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선 부친의 지분(25.76%)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를 위해선 7일 종가(주당 3만1900원) 기준 13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모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강원호 대표의 승계 재원 마련 차원에서 바이오켐제약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유나이티드제약은 2세 승계와 관련해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강덕영 대표는 회장 직함도 달지 않고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2세 승계는 아직 먼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켐제약은 2009년 9월 설립된 원료·완제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비상장사이며, 유나이티드제약은 전문의약품 제조사로 개량신약에 특화된 업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주요 제품으로 블록버스터 개량신약 항혈전 치료제 '실로스탄CR',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티인CR' 등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