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와 육성사이
암호화폐 과세, 국세청이 놓친 5가지
④ 코인 특성에 맞지 않는 과세, 빗썸 원천징수 의무자라는 근거 없어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1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세부방안은 빠르면 7월말 세법개정안에 포함된다. 정부의 암호화폐 과세 움직임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세 여부와 정도에 따라 업계의 존폐가 엇갈릴수 있기 때문이다. 팍스넷뉴스가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짚어봤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국세청은 지난해말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이용하는 비거주자에게 기타소득을 매기고 빗썸에게 원천징수 의무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과 조세관련 업계 전문가는 소득이 있다면 과세하는 것은 맞지만 관련 법이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고 무리한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세청이 빗썸 과세 결정을 내리며 근거 조문으로 내세운 것은 ‘소득세법 119조 12호 마목과 119조 12호 카목’이다. ‘마목’은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 ‘카목’은 국내에 있는 자산과 관련해 받은 경제적 이익으로 인해 생기는 소득에 대해 과세하게 되어 있다.


이를 놓고 조세 전문가들은 ▲소득세법의 열거주의 위반 및 관련 법제정 미정 ▲비거주자의 포괄적 규정 적용에 따른 국제적 형평성 위반 ▲암호화폐의 자산특성에 맞지 않는 과세 ▲암호화폐거래소의 원천징수 의무자 여부 ▲무리한 기타소득세 적용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는 암호화폐의 정의, 관련 법안이나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회계기준원이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볼수 있다고 발표한 후 G20국가를 중심으로 ‘암호자산’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코인의 성격이 다양해 아직 명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다.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 시행과 자금세탁방지 규정 등의 내용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이다.


전문가들은 과세를 하려면 첫째, 법 제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소득세법에서 암호화폐 소득이 과세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소득세법 제94조 혹은 같은법 시행령에 암호화폐 소득을 열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조세법의 기본원리인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조세 종목과 세율뿐만 아니라 납세 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 등 모든 과세요건을 구체적으로 업격하게 법류에서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거주자는 열거주의에 바탕해 과세하지 않지만 비거주자는 포괄적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내외국인 차별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비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거주자는 과세하지 않지만 비거주자의 경우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은 과세될 수 있다는 포괄주의적 규정을 뒀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결정은 거주자에 비해 비거주자에 대해 과도한 차별적 세법해석 및 적용”이라며 “거주자와 비거주자에 따라 다르게 세법을 해석, 적용하는 것은 글로벌조세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셋째,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를 국내에 있는 자산으로 볼수 있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득세법은 열거주의에 입각해 규정되어 있어 조세 법률주의에 따라 법률에서 과세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는데 국내자산이라는 용어는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김경하 교수는 “현행세법상 암호화폐의 성격이나 정의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암호화폐를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전영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역시 “정의도 불분명한 암호화폐의 자산성은 인정해도 특별한 규정없이 암호화폐를 국내에 있는 자산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넷째, 전문가들은 ‘빗썸이 원천징수 의무자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소득세법에 암호화폐는 유가증권이라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 암호화폐 거래자에 대해 원천징수 하는 것은 문제가 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민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교수는 “소득세법 제127조 제2항에서 원천징수를 해야 할 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의 행위는 수권 또는 위임의 범위에서 본인 또는 위임인의 행위로 보도록 하고 있으나 빗썸은 대리 또는 위임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다섯째, 다른 사유를 차치해도 국세청의 기타소득세 징수 자체가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홍기용 교수는 “조세행정상 납세협력비용과 징세 비용도 최저화해야 하고, 과세대상 파악도 쉽게 확인 가능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과세 대상 파악이 쉽지 않고, 현행 세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세금을 부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타소득을 계산함에 있어 필요 경비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오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발표하는 ‘2020년도 세법개정안’에 암호화폐 과세방안을 담기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다른 시급한 업무를 마무리하고 오는 3월부터 암호화폐 과세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암호화폐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흐름과 암호화폐 특성을 고려해 과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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