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印尼 실적 믿고 갈 길 가나
현지 회사 기업가치 논란 속 최근 실적 호조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백복인(사진) KT&G 사장이 인도네시아 소재 담배회사 트리삭티(Trisakti)에 대한 부실실사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앞서 금융감독원은 KT&G가 트리삭티의 모회사 렌졸룩(Renzoluc)에 추가 출자를 단행할 당시 회사 가치를 부풀려 손해를 입었다고 결론지은 상태다. 반면 KT&G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트리삭티의 경영이 정상화 됐다는 점에서 렌졸룩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한 백 사장의 결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의 지적사항과 안진회계의 외부감사 결과가 다소 엇갈리는 가운데 재계는 KT&G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을지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과거 트리삭티가 몸값을 못한 건 맞지만 최근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시점에 따라 금감원과 KT&G 외부감사인의 판단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2011년 KT&G가 트리삭티의 모회사 지분 68.9%를 기존 대주주 ‘조코’로부터 898억원에 인수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트리삭티는 KT&G에 인수 된 이후 2012년 91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거액을 주고 사들인 값어치를 못했다. 인도네시아 사업이 여의치 않자 KT&G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렌졸룩 지분가치를 지속 상각했고 이 결과 렌졸룩의 장부가액은 0원이 됐다.



이후 KT&G는 2017년 렌졸룩에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으로 1447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율을 88.6%까지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은 해당 거래 배경으로 렌졸룩의 기존 주주 ‘조코’가 KT&G에게 잔여지분을 비싸게 사줄 것을 요구했고, KT&G는 이를 위해 0원짜리 회사인 렌졸룩의 기업가치를 뻥튀기 한 결과로 보고 있다.


안진회계는 KT&G의 렌졸룩 실사 결과가 나름 타당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T&G가 추가 출자한 이후 렌졸룩과 트리삭티의 기업가치를 따로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부터 KT&G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는 KT&G가 보유한 렌졸룩 지분에 대한 장부금액을 3년간 1488억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이 기간 렌졸룩의 기업가치에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 매년 자산에 대한 손상평가를 실시한 뒤 미래 현금흐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이를 손상차손으로 반영해야 한다.


안진회계의 판단 배경은 렌졸룩 자회사 트리삭티(Trisakti)의 경영정상화가 꼽힌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렌졸룩과 종속법인들의 순이익 합계액은 130억원, 매출은 1139억원이었다. 순이익률은 11.4%다. 이들 회사는 KT&G가 2011년 렌졸룩 인수 이후 매년 손실을 내왔지만 2017년에 순이익 65억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안진회계는 이에 인도네시아 담배사업과 관련된 향후 5개년 현금창출단위 할인율을 2018년 말 14.69%에서 지난해 말 13.24%로 조정하기도 했다. 트리삭티의 현재가치를 높게 평가한 셈이다.


KT&G 관계자는 “진출 초기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마케팅 등을 지속한 결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외부감사는 독립적으로 진행되므로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은 회사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KT&G의 회계처리 위반 건에 대한 징계여부는 올 상반기 중 결정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2017년 말부터 KT&G에 대한 감리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달 4일 KT&G가 트리삭티와 관련해 고의분식을 저질렀다고 결론내고 검찰통보 및 임원해임 건의 등 중징계 조치를 사전 통지했다. 금감원의 조치안은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징계 수위는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