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허인철 부회장 남은 미션은
비용 체질개선, 디저트 등 다각화 성과…제주용암수 가동 중단 '옥에 티'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힘써온 체질개선과 신사업 추진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물론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허 부회장이 기획단계부터 공을 들였던 제주용암수 사업은 연신 암초에 부딪치면서 그 동안의 성과가 다소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당초 계획한 국내 오프라인 판로는 막혔고 제주도 측과 정식 용수공급 계약도 맺지 못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판매가 주춤하면서 현재 공장가동도 중단된 상태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1986년 삼성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신세계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 부사장,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사장 등을 역임했다. 오리온엔 2014년 7월에 합류해 현재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리온 경영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의 수장이 된 직후부터 해외법인 비용관리에 몰두해왔다. 신세계그룹 시절 ‘재무통’으로 정평이 난 만큼 그의 장기를 십분 살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중점 법인은 한데 묶어 관리하고 적정량 생산재고 관리시스템 도입, 원부자재 통합 구매를 통해 비효율적인 비용을 제거했다.


아울러 그동안 제과업에 쏠려있던 오리온의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초코파이 하우스’를 운영하는 디저트 사업, ‘마켓오’ 브랜드 육성을 통한 간편대용식 사업이 대표적 예다. 동시에 글로벌연구소를 별도 신설해 현지 입맛에 맞춘 전용 신제품 출시로 본업인 제과업 강화에도 힘썼다.


허 부회장의 이 같은 노력은 개선된 실적으로 돌아왔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 233억원과 영업이익 327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 늘고 영업이익은 16.1% 증가한 금액이다. 오리온은 올 1분기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상황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539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25.5% 늘어났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허 부회장에겐 아직 뼈아픈 미션이 남아있다. 정작 그가 취임 기간 내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오리온 제주용암수 사업이 연신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이다.


허 부회장은 4년전 지인 소개로 제주용암수에 대해 알게 된 후 오리온의 물 사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에 2016년 11월 해당 지분 60%를 취득 후 제품 개발 및 생산공장 설립 등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오리온은 작년말 제주용암수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국내 물시장 ‘빅3’ 진입을 목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국내 판매를 허가한 적 없다는 제주도청 측과 첨예한 공방전이 벌어져, 결국 지난 1월 오리온이 국내 B2C 오프라인 채널 판매를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문제는 제주도청과 해당 합의 이후에도 이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있단 점이다. 오리온은 국내 오프라인 판매가 좌절되면서 국내 온라인 가정배송 및 기업대상 B2B 채널, 중국 및 베트남의 해외시장을 목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10월 중국 커피 체인인 ‘루이싱 커피’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정식 판매 개시를 하지 못했다. 베트남엔 지난 3월 71만톤 규모의 제품을 수출한 이래 추가 선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위치한 오리온의 제주용암수 공장은 지난 3월16일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다. 아직 제주도와는 정식 공급 계약조차 마무리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허 부회장의 야심작이 '반쪽'에 그치고 있단 박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오리온은 제주도청 측에 300톤으로 배정된 국내 판매 허가 물량을 200톤으로 조정하는 대신 오프라인 채널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으로 해외 판매처 확대가 힘든데다, 당장 공장 중단으로 인해 제주용암수와 관련해 채용했던 40여명의 종업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국내 판매가 허용이 되지 않는 것은 맞지만, 현지 인력 채용, 이익 환원 등을 통해 제주도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현재 논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등 오리온의 영업망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지역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확대해갈 예정”이라며 “지난 수년간 체질개선과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여 좋은 성과를 얻은 만큼 제주용암수 역시 차근차근 사업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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