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
갈 길 바쁜데...인수협상 '지지부진'
매각절차 6개월째 '갈팡질팡'…체불임금 중심 공방 속 거래 무산 우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5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6개월째 진척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항공업황이 악화되며 인수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과 타이이스타 지급보증 계약을 놓고 양측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딜(Deal) 무산에 대한 우려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며 상호간 공방만 가열되는 분위기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부분은 체불임금이다. 이스타항공은 경영악화 속 직원들에게 주지 못한 임금이 2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규모(약 545억원)의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인수절차에 진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인수주체인 제주항공이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모든 항공기 운항이 멈춘 '셧다운' 상황으로 체불임금 관련 지급여력이 없다. 운항을 중단한 기간도 60일을 초과해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도 정지됐다. 현장 점검 등 안전검사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당 효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아직 관련 절차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을 제외하고도 리스비와 관리비 등 매달 100억원대의 고정비도 연체되는 상황이다.


(자료=이스타항공 2019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관련 문제의 해결도 요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사와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항공기 임차에 따른 채무와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증하는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액은 약 3100만달러(한화 약 378억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젯은 지난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과 타이캐피탈이 합작·설립했다. 현재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과의 지분관계는 없다. 


즉,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가운데 추가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일련의 행보만 봐도 그렇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말 맺은 뒤 올해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 약 115억원을 제외한 잔금 약 430억원을 4월말까지 납입할 예정이었지만, '주식매매계약서에 의거해 미충족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돼 상호합의하는 시점으로 변경했다. 제주항공은 줄곧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선결조건 미충족시 발생할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이스타항공 자체적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응하는 다른 조건을 제시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인수대금 약 110억원을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거래 최종 시한은 이달 말까지지만, 양측간 대립과 업황 침체에 따른 부담까지 더해지며 인수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항공도 여유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까지 겹쳐 유동성 리스크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앞선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2% 감소한 1810억원, 영업손실 4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제주항공의 현금·현금성자산은 약 680억원, 현금화 가능한 단기금융자산까지 포함시 약 1000억원인데, 2분기 고정비만 약 635억원에 달해 보유 현금 여력은 다소 미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행보에 이스타항공은 초조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도 부재하다. 지난 3월부터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약 4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총 23대의 항공기 기운데 8대의 리스항공기를 반납했고, 계약직을 포함해 약 570명의 인력을 감축했지만 자력으로 문제를 타개할 수 없는 처지다. 여전히 지원 의지를 피력하지 않고 있는 최대주주의 사재출연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이스타홀딩스로 이스타항공의 지분 39.6%를 쥐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녀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마땅한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지원을 받기도 녹록치 않다. 결국 제주항공이 인수하지 않을 경우 파산은 기정사실인 셈이다. 



결국, 이스타항공이 26일 제주항공의 주주총회에 맞춰 임시주총을 개최하는 것도 제주항공을 압박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이날 제주항공은 김이배 대표이사를 사내이사에 신규선임하는 안을 다루기 위한 주총을 연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개최해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제주항공이 추천한 인사를 선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제주항공은 체불임금 등의 문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 추천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임시주총을 개최하더라도 제주항공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텐데, 이를 감안하면서까지 임시주총 추진에 나선 것은 인수과정의 진척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라며 "다만 급한 건 이스타항공이며,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처럼 악화된 업황 속에 부담을 최소화하고 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기 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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