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 공정위 칼날 계속 피할 수 있을까
일부 계열사 내부거래 100%, 간접지배까지 규제 움직임에 부담 커질 듯



[팍스넷뉴스 최홍기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계속해서 피할 수 있을까. 일단 재계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경배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미보유한 일부 아모레퍼시픽 계열사들이 변함없이 매출 전액을 내부거래로 올리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오너일가의 간접지배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 및 판매사업을 진행하는 코스비전은 지난해 매출 1758억원 전액을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올렸다. 


더불어 인쇄·지기가공제조·판매 계열사인 퍼시픽패키지는 전체 매출액의 96.1%에 해당하는 525억원, 초자 용기 제조 및 판매사업 계열사인 퍼시픽글라스는 75.6%에 해당하는 548억원이 내부거래 매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 코슈메디컬(의학+화장품) 회사인 에스트라도 전체 매출액 1111억원 가운데 817억원을 계열사 일감을 통해 올린 것으로 나타나 내부거래 비중이 73.5%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지금껏 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관련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현행법상 오너일가의 일정 보유 지분율 이상(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일 때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데, 앞서 언급된 회사들의 경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위도 2018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이들 계열사에 부당지원을 했는지 여부를 2년여에 걸쳐 직권조사를 실시했지만 결국 과징금 1억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갈무리 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해당 과징금이 일감 몰아주기 관련이 아닌 아모레퍼시픽이 코스비전에 자금을 저리로 차입할 수 있게 부당지원 했단 명목이었단 점이다. 


서경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57.79% 보유하고 있는걸 고려할 때 코스비전 등의 계열사를 간접지배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현행법의 사각지대 덕분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스비전 등 일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수직계열화를 했기 때문"이라며 "당국으로부터 부당 내부거래가 아니라는 처분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였다"고 밝혔다.


다만 재계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계속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최근만 해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오너일가의 일정 보유 지분율을 상장여부와 별개로 20%로 정례화하고, 이들 기업 가운데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역시 계열사와 200억원 또는 매출의 12% 이상 내부거래를 할 경우 규제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만약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스비전, 퍼시픽팩키지, 퍼시픽글라스, 에스트라 등의 지분율을 50% 아래로 낮추거나 내부거래 규모를 12% 수준까지 줄어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수직계열화와 내부거래는 사실 종이 한장 차이일 뿐"이라며 "개정안 통과 후에도 아모레퍼시픽의 효율성 극대화 논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방점을 찍은 공정위에 먹혀들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면 아모레퍼시픽이 공정위의 사정권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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