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전기차 배터리 IPO'도 맞붙는다
LG에너지, 가치 높지만 주주 반발에 곤욕…SK IET, 프리 IPO 등 순항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가 추진하는 기업공개(IPO)에서 승부를 가린다. 규모 측면에서는 LG화학의 전지사업부가 월등히 높지만, 상장 준비 과정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IET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까지 성사시키며 순항하고 있는 반면, LG화학은 전지사업부 분할 작업부터 주주들의 반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LG그룹와 SK그룹이 준비하는 배터리 관련 자회사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가칭)과 SK IET다. 예상되는 기업가치로만 보면 단연 LG에너지솔루션의 규모가 더욱 크다. KB증권이 잉여현금흐름 할인모형(FCFF) 방식으로 산출한 LG화학 배터리사업부의 가치는 40조원(주식가치 38조원, 순차입금 2조원)이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9조원(한 해 1조~2조원), 2028년 이후부터는 31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전지사업부의 주식가치를 38조원(순차입금 2조원 제외)으로 책정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CATL의 기업가치가 77조원에 달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이 LG화학의 시가총액보다 큰 50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화학의 시가총액은 43조원이다.


SK IET의 상장 기업가치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IET는 배터리 사업 자체가 아닌, 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 제조 회사로 사업 규모가 LG화학의 전지사업부와 비교해서 월등히 작다. 최근 진행한 프리IPO에서 기업가치를 3조원으로 평가 받았으며, 실제 IPO에서는 같은 업종 타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을 적용해 4조원대 중반에서 5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상장과정은 LG화학의 전지사업부보다 SK IET가 더 수월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보다 앞서 사업 분할을 추진했다. 분할 계획 발표 후 큰 이견 없이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지난 해 4월 SK IET가 공식 출범했다. 최근에는 상장 전 자금유치(프리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룹 총수의 '현금 동원령' 취지에 맞게 IPO에 앞서 선제적으로 재원을 확보했다.  


더욱이 SK IET는 지난해에만 영업이익 805억원을 거두며 견고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7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87%를 2분기 만에 거뒀다. 이와 달리 LG화학의 전지사업부의 수익성은 들쭉날쭉 하다. 전지사업부문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289억원, 2092억원, 올해 상반기 1037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지만 2016년 394억원, 2019년 4543억원(비경상 손실 제외하면 3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전지사업부 분할 소식을 공식화 한 이후로 LG화학은 줄곧 주주들의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 오는 10월 예정된 주주총회부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주총에서 반대표가 상당할 경우 사업분할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LG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30%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국민연금이 9.96%를 갖고 있다. 사업 분할의 경우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할 경우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쉽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기관 투자자 중에서는 주주서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NH-아문디자산운용이 LG화학의 배터리부문 물적분할과 관련해 주주서한을 보내려고 검토하다, 보내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LG화학 기존 주주의 반발 우려에 공모 물량 산정도 신중할 수 밖에 없다. LG화학이 전지사업부 분사를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 주주들이 신설회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나닌 LG화학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소유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LG화학 소액주주의 반발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전지사업부문이 분사 후 상장할 경우, LG화학의 지분율이 희석돼 기존 주주의 전지사업부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줄어든다. 이 때문에 프리IPO나 IPO 과정에서 구주 매각, 신주 발행 물량 하나하나에 기존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SK IET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고, LG화학은 명확한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말 상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며 "SK IET는 별 무리 없이 목표한 시점에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화학의 경우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예상 시점보다 IPO가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