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열풍 못 따라가는 예비심사 지연···왜?
청구 늘어도 거래소 인력 한정적…기술특례 기업 증가도 원인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올해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정작 예비심사 승인 속도는 더디다. 신청일로부터 45영업일 이내에 예비심사 결과를 통보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넘기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심 청구 증가로 인한 인력부족, 특례상장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전일 기준 총 95개다. 스팩 합병을 위한 청구와 스팩 상장은 제외한 수치다. 전년 동기(76개)와 비교하면 25% 증가했다.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IPO 시장은 2분기부터 기지개를 켰다. 1분기 13건에 그쳤던 예심청구 건수는 2분기 40건으로 늘었다. 이에 상반기 전체 예비심사 청구기업은 총 53개로 전년 동기(50개)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거래소의 예심 승인 속도는 상장 열풍을 따라가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올해 예심 청구 기업 95개 중 45영업일을 넘겨 예심 결과를 통보 받은 곳은 47개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전년보다 늘어난 예심청구 수를 이유로 꼽았다. 예심을 진행하는 거래소의 인력은 한정됐지만 건수는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예심을 담당하는 인력은 2개 부서,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장급 2명까지 포함하면 총 23명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예심청구가 급증했다. 7~9월 중 예심을 청구한 기업은 42개사로 올해 예심 청구의 45%를 차지했다. 9월~10월 초 중 예심 기간이 만료되는 7월 예심 청구 기업은 에스바이오메딕스, 고바이오랩, 소룩스 등 16개다. 이들 중 고바이오랩·모비릭스(17일), 소룩스(18일), 클리노믹스·포인트모바일·네패스아크(25일)는 예심을 통과했다. 예심 승인 기간 만료를 나흘 앞두고 통과한 네패스아크를 제외하면 모두 심사 기간을 넘겨 통과했다.


뷰노·엔젠바이오·블루포인트파트너스·네오이뮨텍 등은 아직 승인 기간이 남아있지만 추석 연휴 사이에 기간 만료로 승인이 늦어질 전망이다. 


특례상장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거래소의 특례상장 제도는 일반·벤처기업 대비 수익성과 성장성 기준을 완화한 대신 기술성과 시장성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 전문평가기관에 기술평가를 받은 뒤 거래소의 질적·양적 심사를 통과해야 예심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올해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12개로 전년 보다 소폭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예심 청구량이 늘어났고 스팩 합병 청구가 줄어들었지만 일반 기업 청구가 늘어났다"며 "늘어난 기업 중 기술성 분석을 해야 하는 기업의 수가 많아지다 보니 지난해와 비슷한 거래소의 인력으로 예심을 하기엔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이나 바이오 등 독특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예심 청구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산업 분야가 비슷한 경우가 많아 이미 마련된 질적 심사 방안을 통해 심사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기존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이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많아 거래소가 추가 설명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가령 회사가 손실을 내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흑자로 바꿀 것인지 자료를 제출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기업에서 다른 설명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심사를 더 유리하게 받기 위해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려고 심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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