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광풍에 금융당국 제동…업계 '심난'
다양한 수수료 부과 방식 고민 vs 시장에 맡겨야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호황을 맞이한 기업공개(IPO) 시장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겠다는 움직임이다. IPO 수수료와 공모주 배정 방식 등을 손질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IPO 수수료 개편 '만지작'…정액제 도입될까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IPO 담당자들과 함께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IPO 담당자들에게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갑작스런 금감원의 IPO 수수료 제도 개편 의지는 올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이 많아지며 불거졌다. 현재까지 수요예측을 완료한 총 44개 기업 중 72.7%(32개)가 공모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지난해 공모기업중 64.4%가 희망 공모가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던 것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행 IPO 수수료는 주관사가 인수하는 금액에 일정 수수료율을 곱해 결정된다. 주관사가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인수수수료, 성과수수료, 청약수수료 등 3가지다. 인수수수료는 통상 공모가의 1~2% 수준이다. 공모물량이 많고 공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관사가 많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여기에 공모가 흥행하면 인센티브로 성과수수료도 지급된다. 청약수수료는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에게 받는 수수료로 기관의 경우 통상 1%(정률제)를, 개인에게는 건당 3000~5000원(정액제)가 적용된다.  청약수수료 역시 공모가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인수수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금감원이 문제로 삼은 부분은 총액인수에 나서는 주관사들이 받아가는 인수수수료다. 주관사는 공모물량이 많고 공모가가 높을수록 더욱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공모가 흥행할 경우 추가로 인센티브도 지급된다. 공모가가 수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현행 구조에서는 증권사가 수익 확대를 위해 공모기업을 과대평가할 수도 있다. 간담회에서는 증권사의 IPO 주관 수수료를 현재의 정률제에서 공모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대로 가져가는 정액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을수록 수수료를 더 받으면 주관사 입장에서는 공모가를 높게 잡을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당장 어떤 방안의 도입을 검토한게 아니고 현행 수수료 방식의 개선을 다양하게 검토해봐야 하지 않냐는 논의 속에  정액제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공모시장 개선 움직임은 올들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현행 개인 투자자간 배정 방식이 소액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 공모주 배정 방식의 손질도 예고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모주식의 20% 이상을 일반 청약자에 배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20%를 공모청약 물량으로 설정하고 있다.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는 구조에서 많은 증거금을 낼수록 많은 물량을 가져갈 수 있는만큼 개인 투자자의 참여 폭이 넓지 않다는 지적이다. 


◆성급한 개편 추진, 시장통제·실권주 우려 등 난제 해결 


잇따른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증권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장에 맡겨야 할 일을 당국이 나서서 통제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인수수수료를 정액제로 변경하는 등의 제재가 이뤄지면 개인에게 받는 수수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행 정액제인 개인 대상 청약 수수료를 정률제로 변경해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고 대규모 딜도 이어져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공모의 80% 이상은 중소형 코스닥 기업"이라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빅딜' 2~3건만 보고 수수료 규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 공모 규모 5000억원을 넘긴 곳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지난 2017년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이후 3년 만에 나타난 1조원에 육박하는 '빅딜'이다. 


인수수수료 개편 검토와 함께 이미 당국이 예고한 공모주 배정 방식 개편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당장의 공모주 열기만 보고 개인에게 배정되는 물량을 늘렸다가 공모주 열풍이 한 풀 꺾이면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이 큰 인기를 끌고있어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IPO 시장은 호황기와 불황기간 차이가 극명한 시장"이라며 "매번 공모주 배정 방식을 바꿀 수 없는 노릇이고 대량 실권주 발생으로 시장이 무너지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관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실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일반 청약자의 공모 비율을 늘려줘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성급한 개편 추진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주 배정 방식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로 협회를 통해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추후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업계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멈칫한 공모주 열풍…빅히트로 부활할까

평균 경쟁률 1000대 1→737대 1…CMA 잔고 63조원 육박해 기대감↑

역대급 기록 세운 2020년 공모시장

①수요예측 평균 경쟁률 839.87대 1…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이루다 '주도'

경쟁률 과열의 허점

배정방식, 일반청약자에 불리…가격 결정 방식 개선 요구도 '솔솔'

깊어지는 양극화…변곡점 맞을까

부익부빈익빈 공모시장…"삼성생명·제일모직 이후 시장 침체 가능성 여전"

열풍 공모주, 고공행진 유효기간 겨우 '2.3일'

시초가, 공모가의 144% 수준에서 형성…기관 매도세에 주가 하락

갈길 바쁜 '빅딜' 솔루엠, IPO 늦어지는 이유는?

회계감리 주체 혼선탓 증권신고서 제출 지연…금감원·한공회 역할 공방에 발목잡혀

잇딴 개편 논의 우려하는 IPO 시장, 왜?

NH·미래대우·한투 등 시장 독식…시장 양극화 심화될 것

"고위험 해외선물옵션 권하는 證, 도덕적 해이"

홍성국 "올해 8월 개인 나스닥100 선물⸱옵션 1.4조 달러…작년 전체 1.7배"

3년만에 상장주관 나선 현대차證, '안전' 택했다

車부품사 명신산업 상장 공동주관…엠에스오토텍 등 관련산업 성과 재현 기대

자본硏 "공모주 일반투자자 청약, 균등방식 도입해야"

일괄·분리·다중청약 제시…우리사주 미달 물량 추가 배정안도 제시

공모주의 개인비중 확대 '시기상조'

업계·학회 시중 투기자금 우려 제기…공모주 펀드 등 간접투자 활성화 대안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