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EV 경쟁력' 현대차, 안심하긴 이르다
주요 업체들 전용플랫폼 도입·기술 개발 속도…낮은 채산성·투자확대 부담
(자료=한국신용평가)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기아차가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초기시장에서 양호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단계라고 판단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제약요인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7일 '탈석유시대의 도래, 중후장대 산업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미디어브리핑에서 전동화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변화 속 현대·기아차의 대응상황을 진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 지위 이상의 양호한 입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7년부터 '아이오닉', '니로' 등 친환경차 전용 차종 출시로 EV 판매량이 증가했다. 2017년 10위권 밖에 있던 전기차 판매량 순위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상반기 5위로 올라섰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요가 높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그먼트에서 '코나·니로EV' 등 전기차를 선제적으로 출시했고 1회 충전 후 주행가능 거리나 판매가격 등 상품성 측면에서도 동급 차종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며 "올해부터는 '포터·봉고EV' 등 상용차EV 판매도 신규로 가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EV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는 등 경쟁이 보다 심화돼 현대·기아차가 현재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주요 시장인 서유럽에서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 성장이 돋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서유럽 전기차 시장은 29.4% 성장했는데 ▲폭스바겐(VW) 135.9% ▲푸조시트로엥(PSA) 757.8% ▲다임러(Daimler) 23.7%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현대·기아차 판매성장률(17.2%)을 상회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생산량 확대 속 전기차 판매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생산능력(Capa) 확대와 공장 신축 계획을 기준으로 2025년 연간 약 200만대 내외의 판매량이 예상되고 있다. 독일 3사는 환경규제 강도가 높은 서유럽을 고려해 순수 전기차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VW, BMW, Daimler의 2025년 연간 전기차 판매비중 목표는 20~25%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 연간 약 100만대 규모의 전기차 판매량을 바탕으로 12% 내외의 전기차 판매비중 달성(2030년경 25%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도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 제외시 VW이 가장 선제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도입한 상황이다. MEB플랫폼에 기반해 2019년 말부터 'ID.3'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후속 모델인 'ID.4' 양산을 시작했다. 


GM은 신형 배터리(Ultium) 장착과 생산효율성을 개선한 BEV3 전기차 전용플랫폼에 기반한 신차를 2021년 하반기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E-GMP)할 계획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과 손실규모 확대 등 영업실적이 부진한 점도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9년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은 2330대, 올해 상반기는 1485대에 불과해 주요 업체들과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시장에서는 비단 전기차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의 판매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큰 부담요인"이라며 "중국 완성차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5월 이후 시장 수요가 성장세로 전환했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 회복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유율 하락 추세가 2018년 4.2%, 2019년 3.9%, 올해 상반기 3.2%로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낮은 채산성, 배터리 사업 관련 투자 확대 가능성,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관련 투자성과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당분간 현대·기아차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판매량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는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높은 원재료 단가와 생산규모가 작아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채산성이 열위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공유 관련 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투자성과는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며 "향후 단기간 내 수익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미래기술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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