셩취 국부유출 논란
차 떼고 포 떼고, '미르'까지 놓친 액토즈
④ 물적분할·관계사 주식 매도·현금 해외유출…셩취, 매각 수순 밟나
중국 게임사 셩취(옛 샨다게임즈)의 얌체식 비즈니스가 다시 노골화하고 있다. 과거 국부유출로 논란을 빚었던 한국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여전히 자금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정황들이 최근 곳곳에서 재차 포착되고 있다.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악용해 웃돈 매각, 헐값 재매입 등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는가 하면, 해외사업 확장을 명목으로 보유 현금을 탈탈 털어 홍콩으로 퍼나르게 한 것도 벌써 3년째다. 급기야 최근엔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핵심자산인 '미르의전설' 사업부문 물적분할까지 결정했다. 그룹 게임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이란 게 회사의 공식입장이지만, 업계 사이에선 액토즈소프트를 앞세운 셩취의 국부유출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11월 출범을 앞둔 '신전기'가 관장하게 될 영역은 '미르의전설(이하 미르)' 사업부문이다. 


사실 액토즈소프트에 있어 '미르'는 회사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로 꼽혀온 핵심자산이다. 수년간 이렇다 할 메가 히트작 하나 없이 회사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미르'라는 잘 큰 지식재산권(IP)을 뒷배에 두고 있던 덕이다. 


이번 신전기 물적분할에 과장을 좀 보태면 사실상 '미르' 빼면 시체인 회사에서 '미르'를 떼어 내겠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현재 액토즈는 당장 내놓을 대형 신작이나 신규 프로젝트가 없다. 그나마 '파이널판타지14'가 당분간 액토즈가 기댈 유일한 실적 버팀목인데, 이 게임의 PC방 점유율 순위는 지난 13일 게임트릭스 기준 33위다. 


◆ '연매출 63%' 미르사업 뚝 떼 내 신설법인 설립



액토즈소프트에서 '미르'가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최근 회사가 물적분할 결정 사실과 함께 공개한 재무제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년 한 해 동안 액토즈가 '미르' 로열티 명목으로 수취한 금액은 약 351억원으로, 별도기준 연매출(556억원)의 6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렇다 할 IP 사업 추진 없이 앉아서 연매출의 6할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액토즈는 회사 설립 초반부터 줄곧 '미르' 로열티에 의존해 온 구조로 운영돼 왔다. 2013~2015년 '확산성 밀리언아서'로 전성기를 맞았을 때도 '미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줄곧 40% 이상이었다. 이는 곧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액토즈의 별도기준 매출 감소나 영업이익 급락은 확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분할 후 재무상태표만 봐도 존속법인인 액토즈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고질적 리스크로 꼽혀온 '미르' 지재권 소송과 관련한 미지급 대금(약 432억원, 분할전 유동부채의 83.6%)이 신전기로 이관되면서 부채비율은 45.1%에서 9.1%로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미르' 관련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약 362억원, 분할전 유동자산의 39.4%)도 함께 넘어가면서 유동비율 또한 56.1%에서 15.1%로 줄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물적분할은 액토즈소프트 소액주주들이 봉기할 만한 사안이다. LG화학 물적분할 결정 사례와 마찬가지로 LG화학의 미래가치가 '배터리'라면, 액토즈소프트의 현재와 미래는 '미르'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분할계획서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명기했으나, 당분간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액토즈의 경우 대주주인 중국 셩취 지분율이 51.1%로 절대적이기 때문에 물적분할이 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부결될 가능성은 제로다. 


◆ IP 소송 잇단 패소, 중국으로 헤쳐 모이는 '미르'


작년 10월 셩취-세기화통 주도로 중국 이춘시에서 열린 미르IP 산업클러스터 구축 회의 장면. IP홀더인 액토즈소프트는 파트너사 명단에서 빠져 있다.


물적분할 결정의 표면적 이유만 놓고 보면 이번 신전기 설립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IP 전담법인이 세워지게 되면서 뒤늦게나마 IP 사업화 작업에 나서야하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간 액토즈는 시장성 높은 IP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난 20년 세월동안 이렇다할 IP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IP가 여러 곳에 활용되는 것이 되려 IP 가치를 떨어트리는 행위라는 게 액토즈소프트가 견지하던 시각이다. 


IP 공동 소유권자인 위메이드가 '미르' 텃밭인 중국에서 IP 사업화에 나설 때에도 같은 이유로 보따리를 싸들고 다니며 뜯어 말렸다. 소송도 불사했다. 오로지 '미르2' 중국 퍼블리셔이자 모회사인 셩취(구 샨다)와의 IP 재계약, 그리고 셩취 주관 사업과 관련한 계약 정도가 액토즈소프트 IP 사업의 전부였다. 


다만 이번 결정을 내린 시점이나 최근 행보를 놓고 보면 분할 목적을 순수하게만 받아들이긴 다소 어려워 보인다. 모회사 셩취와 함께 미르 IP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가 진행하는 IP 사업에 제동 걸었던 소송들에서 올 초부터 잇달아 패소한 직후 나온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 외부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액토즈는 이미 지난 4월 중국에 IP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 100% 자회사 '이춘 레전드 엔터테인먼트 컬쳐 디벨롭먼트'도 세웠다. 셩취가 한국 땅을 떠나 홈그라운드인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 판 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제 이미 셩취가 그린 미르 IP 사업 밑그림에선 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 이름이 점차 지워지고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셩취와 세기화통(액토즈의 증조부회사)은 앞서 작년 말 이춘시 정부와 현지 일부 기업들과 손잡고 미르 IP 산업클러스터 '국민미르산업단지'를 구성했는데, 이 때 협력사 명단에 정작 IP 홀더인 액토즈가 빠져 있어 구설을 낳았다. 


IP 홀더 입장에선 눈 뜨고 코 베인 사건이었지만 당시 액토즈가 내놓은 답변은 "모회사가 하는 일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였다. 이는 그룹 내에서의 액토즈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하는 단면이다.


이런 가운데 신전기 물적분할, 아이덴티티게임즈 지분 헐값(301억원) 매각, 또 그렇게 확보된 현금을 다시 홍콩법인 유상증자(183억원) 명목으로 해외로 재차 흘러 나가게 하면서 사실상 액토즈 손에 남은 건 없게 됐다. 지속적으로 액토즈소프트 셩취에 대한 국부유출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월 말 기준 액토즈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558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셩취의 국부유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이야기"라며 "최대주주의 경영판단에 따라 사업이 붙었다 쪼개졌다할 순 있지만 자회사라는 약점을 이용해 단물만 빼먹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분 헐값 매각, 지속적인 자본유출은 업무상 배임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IP사업에 대한 물적분할에 따른 새로운 캐시카우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그마저도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상장사 베네핏을 내세운 매각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한편, 액토즈는 내달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는 액토즈 대표이사이자 신전기 초대 대표로 내정된 구오 하이빈 대표는 불참한다. 임시주총 의장은 구오 대표 대신 김은상 액토즈 사업본부장이 맡고, 회사 측은 이번 주총에 한해 전자투표제 방식을 도입, 대주주 등이 의결권을 보다 수월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셩취 국부유출 논란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