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정의선 시대
현대차그룹, 20년 만에 총수 교체되나
공정위, 내년 5월 현대차그룹 동일인 지정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른 가운데 대기업집단을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의선 신임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신임 회장이 14일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에 그룹 수장으로 올라섰다. 현재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이 수년 째 제기되고 있는 데다 경영의 빈자리를 정 신임 회장이 채우고 있어 공정위가 정 신임 회장을 총수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매년 5월 대기업 집단의 일인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5조원 이상) 해당 여부 등을 조사해 발표한다. 공정거래법상 특정 기업 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법인을 동일인으로 규정하는데, 직간접적 지분율과 주요 의사결정의 영향력, 임원 선임 등의 인사 결정 행사 정도 등을 따져 결정한다. 


지난해 공정위가 정몽구 회장을 총수로 지정한 건 정 신임 회장의 지분율 때문이었다. 당시 수석부회장이었던 정 신임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주요 투자 결정과 임원 선임 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정 신임 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제로(0) 였고, 현대자동차 지분율도 1.81%에 불과한 반면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각각 4.1%, 7.1%였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표면적으로는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최근 정 신임 회장의 행보가 예년과 달라졌다. 회장 자리에 오르기 이전부터 정 신임 회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확대하고 있었다. 특히 주식을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았던 현대모비스 주식을 30만3759주(0.32%) 사들였고, 현대차 지분도 2.26%로 0.81%포인트(p)끌어 올렸다. 매입금액은 현대차 약 406억원, 현대모비스 약 411억원 등 총 817억원이었다. 공정위가 내년 5월에는 정몽구 회장 대신 정 신임 회장을 총수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절대적인 지분율만 놓고 보면 여전히 정몽구 회장이 앞서고 있어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등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공정위가 정 신임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간 지배력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만약 정 신임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정몽구 회장 중심에서 정의선 신임 회장 중심으로 계열사가 개편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범위가 달라지면 공정위가 감시하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바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상장사인 경우, 비상장사는 20%)인 계열사다. 이 경우 정 신임 회장의 사돈기업인 삼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동일인 변경을 요청하면 사실상 지배 여부 등을 판단해 내년 5월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는 14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기존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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