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치킨, 가맹점도 '내 가족 같이'
홍경호 회장, 오너 일가에 150억 투입···가맹본부·가맹점 선순환 구조 '회복돼야'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취재하던 중 다소 신박한 가맹본부를 발굴하게 됐다. 돈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범인(凡人)의 상식을 뛰어넘는 곳이었던 까닭이다.


통상 바람직한 프랜차이즈업체라 하면, 가맹점 확보→제·상품 공급 마진→재투자→브랜드 인지도 제고→가맹점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 먼저 차별화된 레시피, 영업 노하우를 내세워 가맹점을 모집한 뒤 이들에게 물품공급 및 로열티 수익을 내 덩치를 불린다. 가맹본부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다시 신메뉴 개발, 매장 인테리어 변경 등의 활동에 주로 쓴다.


가맹본부의 재투자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경쟁력이 제고돼야 더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본부의 수익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유행의 변화가 매우 빠른 업종인 터라 발 빠른 대응 없인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교촌치킨이나 bhc, 파리바게트 등이 각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최상위 가맹본부로 군림하는 것 또한 위와 같은 공식을 잘 따른 결과다.


그런데 취재도중 발견한 A가맹본부는 여타 업체와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맹점 확보→제·상품 공급 마진까지는 공식이 잘 이어지는데 투자의 주체가 가맹점보다는 오너일가에 집중된 것이다.


예컨대 A가맹본부는 매년 오너 개인에게 연간 투자액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회삿돈인 가맹본부의 자산을 오너 아내 사업을 위해 지출하는가 하면, 가맹점과 연관이 전혀 없는 오너의 숙원사업에 쓰고 있는 것은 덤이다. 이렇게 오너일가 관련 사업에 들어간 돈이 지난해만해도 150억원 안팎에 달한다. 참고로 이 가맹본부가 지난해 올린 순이익은 60억원이다.


오너일가가 돈잔치를 벌이는 동안 가맹점주들은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201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끈 메뉴의 '약발'이 떨어지자 매출이 정체된 것이다. 실제 이 치킨 프랜차이즈 의 가맹점당 매출은 2018년 3억647만원에서 지난해 3억1455만원으로 2.6% 오른 데 그쳤다. 이 기간 치킨 빅3 라고 불리는 교촌·bhc·BBQ의 점포당 매출이 5.6%에서 최대 40%까지 확대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도 변변한 히트작이 없는 까닭에 업계는 A가맹점의 실적 향상 여지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A가맹본부의 방만경영이 염려되는 것은 단순히 유휴자금이 오너일가에 흘러갔고 공교롭게 이 기간 가맹점 매출 증가율이 낮다는 점만은 아니다.


A본부가 트렌드에 기승해 창업과 폐업을 일삼는 허접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1000곳 이상의 가맹점을 거느린 업계 4위 굽네치킨(본부명 지앤푸드)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한국의 세대당 평균 인구는 2.27명이다. 굽네치킨 오너일가의 행보에 적어도 2200여명의 생계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 되면 굽네치킨 오너는 웬만한 상장사 수준으로 투명한 경영을 펼쳐야 되며 동시에 가맹점 매출 확대를 위한 치밀한 전략구상 또한 동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굳이 먼 데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상생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저 애먼 데 새고 있는 돈을 가맹점이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써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홍경호 지앤푸드 회장이 지금껏 보여준 가족사랑을 점주까지 '내리사랑'으로 이어지게 해 본부-가맹점 간 선순환 구도를 확립하는 것이다.


150억원이 투입된 굽네치킨의 신메뉴는 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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