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치킨 견제없는 이사회..오너妻가 감사
투자·배당 일사천리, 역량은 '글쎄'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홍철호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홍경호 지앤푸드 회장 등 굽네치킨 오너형제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 감사직에 각각 아내를 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오너의 아내가 회사 감사를 맡는 데 법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들은 이사회를 통해 특수관계자(오너일가)에 고액배당을 안기고 회사 재무에 부담을 준 투자실패를 용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들이 회사 경영상황을 감시해야 할 감사로서의 역량이 부족할 뿐 더러 투명경영 의지 또한 결여됐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프랜차이즈업계 등에 따르면 홍철호 전 의원의 아내인 이현정씨는 홍 전 의원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크레치코와 크레치코의 완전 자회사인 플러스원의 감사로 재직 중이다. 크레치코는 굽네치킨 가맹본부인 지앤푸드와는 방계 회사다.

홍경호 지앤푸드 회장.


이 씨가 감사인 체제에서 크레치코 이사회는 친(親)오너적인 행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크레치코는 이사회를 통해 홍 전 의원을 포함한 오너일가에 9억1000만원을 빌려준 데 이어 벌어들인 순이익(26억원)보다 많은 배당금(30억원)을 실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홍경호 회장의 아내 임지남씨는 지난 2009년 4월 처음으로 지앤푸드 감사에 선임된 뒤 세 차례 중임되며 11년째 감사역할을 하고 있다.


크레치코와 비슷하게 지앤푸드 이사회 역시 오너 친화적인 안건들을 처리해 왔다. 지앤푸드 이사회는 지난해 회사 순이익이 전년대비 25.9% 줄어든 60억원에 그쳤음에도 홍 회장 등 오너일가향 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20억원을 책정했다. 이밖에 홍 회장 일가에 지난해 50억원을 대여해주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지앤푸드 이사회는 사실상 실패한 신사업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재투자 안건도 줄곧 밀어붙였다.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치킨 프랜차이즈사업에 재투자 하는 게 아니라 오너의 숙원사업에 쓴 것이다.


지앤푸드는 2016년 말 자회사인 굽네몰 운영사 지앤몰의 장부가 6억원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손상차손은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미달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장부금액을 회수가능액으로 조정하고 그 차액을 손상 처리한 것을 말한다.


지앤몰의 가치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지앤푸드는 매년 대여금 형식으로 지앤몰을 지원하고 있으며 빌려준 돈을 받지도 못 하고 있다. 지앤푸드는 지난해 말 지앤몰로부터 상환받을 대여금 25억원 가운데 2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꿔 준 돈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리 회계처리 한 것이다. 홍경호 회장 새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지앤몰을 살리기 위해 지앤푸드가 출혈을 감수하고 현금 수혈을 해준 모양새다.


크레치코와 지앤푸드 이사회가 친오너적 안건을 처리한 배경에는 감사의 독립성·윤리성 등이 결여된 결과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영자 또는 최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할 감사가 오너의 배우자로 이 같은 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냐는 것이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삼정)의 경우 감사의 자격요건으로 ▲독립성 ▲전문성 ▲윤리성을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삼정은 독립성 요건에 감사는 감독 대상과 금전적인 이해관계 또는 혈연·학연·지연 등 연고관계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성 요건에는 회계 및 재무에 관한 지식 뿐 아니라 회사가 속한 업종 동향, 거시경제 흐름에 대한 직관, 상법 등 관련 법률 소양이 함양되야 할 것을 꼽았다. 이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려면 감사 직무수행 시 사적 이익추구를 지양하고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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