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로 쓴맛 본 페이팔, 코인 결제 선점할까
규제리스크 고려해 프라이빗키 제공 안해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글로벌 결제 기업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이용한 결제와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히며 가상자산 비트코인(Bitcoin)가격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3억5000만명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상자산 결제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페이팔이 지난 21일 직접적으로 가상자산 거래 및 결제를 허용한다는 소식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들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날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만에 10%이상 급등하며 1460만원까지 올라섰다. 



비트코인 시세 차트 - 업비트


페이팔 이용자들은 수주 내 페이팔 지갑에서 가상자산을 직접 보관하고 전송할 수 있다. 초기 지원하게 될 가상자산은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이더리움(ETH)등 4종이다. 이를 통해 2600만개에 달하는 전 세계 페이팔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으로 쇼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1년 상반기까지는 가상자산 결제 기능을 자회사 벤모(Venmo)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페이팔이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페이팔은 지난해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Libra) 프로젝트에 이베이, 마스터카드 등과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그러나 리브라의 출범이 법정화폐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각국 중앙은행의 견제로 같은해 리브라 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리브라를 벗어난 페이팔이 결제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은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한 가상자산 결제 시장 선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생 핀테크 스타트업의 결제 지원 사례는 다수 있었으나, 페이팔과 같은 대형 결제 업체가 시장에 직접 진입한 것은 최초 사례다.


가상자산 공시 시스템 쟁글은 페이팔이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도입의 효과에 대해 "비자, 마스터카드에 의존하지 않는 가상자산 기반의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며 "월렛에 담긴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핀테크 비즈니스 확장이 용이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가 대부분 은행 시스템이 미흡한 개발도상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시장을 페이팔이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금융소외계층들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이팔 외에도 미국에서는 온라인 결제 업체의 비트코인 결제·거래 서비스 실적은 점차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부터 비트코인 자동환전과 판매를 지원중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스퀘어(Square)는 지난 8일 5000만 달러(566억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 밝혔다. 스퀘어의 지난 1분기 비트코인 판매와 결제 등 관련 매출은 1조원을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스퀘어, 로빈훗 등 핀테크 회사들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사례는 있었지만 광범위한 이용자들을 보유한 페이팔의 지원 소식은 더욱 주목할만 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페이팔의 가상자산 지원에 대해 과세 등의 규제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  페이팔에서는 이용자가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경우 이를 미 달러로 환전해 판매자에게 입금되는 방식이 사용된다. 미국 국세청(IRS)은 가상자산을 자산(asset)으로 취급하고 있어 자산의 처분과 취득의 차이에 대해 자본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성으로 인해 물건을 구매할 때 실질적으로 지불한 가격과 납부하는 세금의 차이가 생길 가능성도 남아있다. 


페이팔이 제공 예정인 결제와 자산이동 등의 서비스가 페이팔 앱 내에서만 이루어질 예정인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또한 페이팔은 이용자들에게 지갑의 프라이빗키(Private Key,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규제 불확실성을 대비한 것으로 분석되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2보 전진 1보 후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한대훈 애널리스트는 "페이팔의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지원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점차 결제, 송금 등에서의 사용 확대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디지털화폐의 확대 뿐 아니라 기존 금융에서 디지털금융으로의 확장된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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