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 그 후
"PER 50배 안 돼"…경고음 내는 금감원
②이달 들어 7개 기업 증권신고서 정정…시장, 당국 눈치보기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공모주 열풍이 증시를 강타하면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더욱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모주 거품 논란이 제기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기업 가치 산정에 활용하는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의 정정 보고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이달에만 소룩스, 교촌에프앤비, 고바이오랩, 퀀타매트릭스, 티앤엘, 포인트모바일, 클리노믹스 등 7개 기업이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고바이오랩, 티앤엘, 포인트모바일, 클리노믹스 등 4개 기업은 공모 일정을 모두 변경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유독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는 기업이 많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청구를 한 차례 통과했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거의 없었다"며 "이에 기업과 주관사 모두 신경을 별로 안 썼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안 하는 기업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유독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기업가치 평가 기준으로 사용하는 지표 중 PER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서는 '상대가치법'을 통해 기업의 적정 주가를 산출한다. 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지표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과거 실적이 아니라 실적 전망치를 반영한 PER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기업 가치 산출을 위해 유사기업 중 비정상적으로 PER이 높거나 낮은 기업을 제외한다. 제외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 되는 PER은 상장 기업과 주관 증권사가 합의를 통해 정한다. PER이 과도하게 낮을 경우 기업 가치가 저평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PER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경우 기업의 몸값은 높게 설정되지만 고평가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PER 50배가 넘는 기업을 유사기업에서 제외한 경우도 나타났다. 지난 6월 공모 절차를 밟은 소마젠은 4월 9일 제출한 첫 번째 증권신고서에서 유사기업으로 씨젠과 나노엔텍, 퀴델코퍼레이션(Quidel Corporation) 등 3곳을 선정했다. 동일 업종 및 유사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재무 유사성, 사업 유사성, 일반 유사성 등의 기준을 고려해 선정한 결과다.


하지만 소마젠은 5월 25일 제출한 정정신고서에서 씨젠을 비경상적 PER로 판단해 적용 PER 산출 시 제외하고 최종 유사기업을 3개사에서 2개사로 정정했다. 최초 증권신고서에서 씨젠의 PER은 57.77배였다. 씨젠이 유사기업에서 제외되면서 PER은 42.40배에서 34.72배로 떨어졌다. 씨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는 분자진단기업으로 코로나19 수혜를 받아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다.


시장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PER 50배가 넘는 기업은 유사회사에서 제외하라'는 발표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신고서 정정을 통해 PER 50배에 가까운 기업을 제외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며 "이에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이런 기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열풍 이전에도 PER이 50배를 넘어가는 기업은 비교기업에서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다만 금감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시장의 세일즈를 위해 빼고 가는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세일즈 측면이 아닌 금감원이 이를 문제 삼을 것을 염려해 제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회사 선정 기준에 무게를 두거나 특정 가이드라인을 두고 심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공모주가 과열되고 미래 추정 순익으로 기업가치를 선정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느껴 신고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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