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진단키트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올라선 씨젠이 분기 실적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연간 매출 1조원에 다가섰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유럽지역 매출이 3분기 호실적의 원동력이 됐다.
씨젠은 올 3분기 실적을 11일 발표했다.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 3269억원, 영업이익 2099억원, 순이익 152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314억원, 영업이익 68억원, 순이익 59억원과 비교해 각각 10.4배, 30.8배, 25.8배 껑충 뛰어오른 수치를 드러냈다.
씨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올 초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올 1분기 및 2분기 실적과 비교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지난 상반기 세계적 대유행 이후, 여름철부터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씨젠을 비롯한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의 3분기 이익 급감이 예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씨젠은 매출액의 경우 818억원(1분기)→2748억원(2분기)→3269억원(3분기)으로 분기마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398억원(1분기)→1690억원(2분기)→2099억원(3분기), 순이익은 337억원(1분기)→1316억원(2분기)→1525억원(3분기)으로 역시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바꿨다.
씨젠이 3분기에도 지난 2분기보다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유럽 지역으로의 진단키트 수출이 꼽힌다.
씨젠은 지난 2~3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진단키트를 빠르게 공급했고, 특히 품질 면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같은 이력 덕분에 휴가지 중심의 산발적인 코로나19 확산 방지, 올 겨울 코로나19 재유행 준비 등으로 분주한 유럽 지역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2분기를 능가하는 실적 달성의 바탕이 됐다.
씨젠 관계자는 "유럽 지역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3분기 중 대규모 채용 및 생산연구 투자가 이뤄졌음에도 실적이 늘어났다"며 "특히 3분기 영업이익률 64.2%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선민정 하나투자금융 연구원은 "씨젠은 국가별로 진단키트 가격을 각각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며 "유럽은 가격 단가가 상단에 위치하고 있어 실적 증가 및 이익률 높이기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씨젠이 4분기에 고비를 맞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미국 기업 등 후발주자들이 신속키트 대량 생산으로 씨젠과 차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화이자 등 대형 제약업체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씨젠 입장에선 큰 변수다.
이에 씨젠 측은 "4분기부턴 코로나19를 포함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한 개의 제품으로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 수출하고 있다"며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6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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