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참좋은여행의 현금성자산이 올해 3분기 40% 가량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지출에 따른 추가적인 자금 소진 가능성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현금유출이 예상된다.

참좋은여행의 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2018년 13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926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 10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 '3000타워'를 827억원에 매각한 효과다. 하지만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현금성자산 규모가 587억원으로 9개월 전보다 37% 줄었다.

차입금 상환 영향이 컸다. 참좋은여행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가급적 무차입경영 기조를 가져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700억원에 달했던 부채 규모는 올해 3분기 57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규모는 286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85.7%에서 6.4%로, 차입금의존도는 18.8%에서 0.4%로 낮아졌다.

실적 저하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된 영향도 한몫했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는 2018년 142억원에서 지난해 92억원으로, 올해 3분기에는 마이너스(-) 61억원까지 줄었다. 잉여현금흐름도 점차 나빠졌다. 잉여현금흐름은 회사가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유입액에서 영업능력 유지를 위해 지출하는 설비투자금액(CAPEX)을 차감한 액수다. 참좋은여행의 잉여현금흐름은 2016년 184억원에서 3년 만인 2019년 8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314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향후 추가적으로 현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참좋은여행은 매분기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우발채무 기재란을 통해 "헝가리 사고로 인한 자금 유출 규모와 시기가 불확실하다"고 밝혀 왔다. 지난해 5월 헝가리에서 참좋은여행이 기획한 패키지 여행객 30여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만 구조되고 25명이 사망, 1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재는 사고의 책임이 참좋은여행에도 있는지 등을 조사해 보상 또는 배상금액을 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에 제공한 연대보증도 상당하다. 참좋은여행은 모회사 삼천리자전거가 금융기관과 체결한 차입금 포함 약정한도에 대해 최대 57억원, 삼천리자전거의 최대주주인 지엘앤코가 금융기관과 체결한 차입금 포함 약정한도에 대해 최대 193억원의 연대보증을 각각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생존자금도 남겨둬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 각국이 여행 교류를 끊으면서 여행업이 존폐기로에 섰다. 올해 초부터 국내 여행사들은 차례대로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토대로 유급·무급휴직에 돌입하며 회사 운영비용을 최소화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참좋은여행을 비롯해 국내 몇몇 여행업체들이 내년 해외 상품 예약을 받는 등 정상영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전 세계가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 확산세를 줄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올해 받은 예약금을 시작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