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기술성장 상장', 상승세 이을까?
증시 호황·코로나19 수혜 '이례적' 결과…고질적 기업가치 '거품' 논란 해소 필요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술성장기업'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호황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활히 기업공개(IPO)가 이뤄진 덕분이다. 


다만 내년에도 기술성장기업 상장 수의 증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IPO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기술성장기업의 기술력 및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향후 공모주 투심(투자심리)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술성장기업 수는 총 25곳에 달한다. 2005년부터 기술성장 특례 제도가 마련된 이래 역대 최대 상장 건수다. 



국내 기술성장기업 상장 건수는 최근 3년간 매년 신기록을 달성 중이다. 2018년 상장건수 21건, 2019년 22건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그 수가 늘어났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연간 2~3건에 불과하던 상장건수가 20건대로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기술성장기업의 IPO가 양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대부분 상회하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술성장기업 중 공모가 밑으로 주가(12월 18일 종가 기준)가 형성되고 있는 곳은 퀀타매트릭스(공모가 대비 -2.16%), 미코바이오메드(-9.67%), 젠큐릭스(-22.69%)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2018년만 해도 신규 기술성장기업 중 절반가량의 기업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그간 특례 상장 기업의 몸값 거품 논란은 매년 커져만 왔다"며 "올해 상장한 기술성장기업의 경우 IPO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기술성장기업은 2005년 도입된 '기술 특례 제도'와 2018년 도입된 '성장성 특례' 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을 통칭한다. 


기술 특례 제도는 적자 기업도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기술성 평가(최소 A, BBB 등급)를 받을 경우 증시에 입성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상장을 모색해 왔다. 성장성 특례는 비(非) 바이오 기업에게 코스닥 문호를 넓히자는 차원에서 추가로 도입된 제도다. 외부 기술 평가 대신 주관사가 기업의 성장을 '보증'하는 식으로 특례 상장을 허용한다. 상장기업 주가가 향후 6개월간 공모가의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해당 공모주를 주관사가 다시 사주는 '풋백옵션'을 단서로 두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들어 기술성장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증시 호황과 코로나19 확산 후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 덕분에 기술성장기업의 IPO가 '흥행'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기술성장기업 상장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술성장기업에 대한 몸값 거품 논란이 나날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바이오 분야에 집중됐던 기술성장기업들은 IPO 당시 전망한 임상 시험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도출되거나 낙관했던 미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면서 오히려 전체 상장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 


예컨대 국내 1호 기술특례 상장 기업인 헬릭스미스가 상장한지 15년이 지나도록 임상 3상을 통과하지 못했다. 헬릭스미스의 여파는 지난해에는 통과를 자신했던 임상 시험까지 실패하자 기술성장기업에 대한 IPO 회의론으로 이어졌다. 최근 기술력 논란과 경영진의 배임·횡령 논란이 동시에 일어났던 신라젠 역시 기술특례를 통해 2016년 증시에 입성했던 곳인 만큼 관련 기업들의 성공이 부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술성장기업들의 IPO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기업가치 평가 문화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기술성장기업은 물론 바이오 섹터 전체에 대한 IPO 투심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들이 많았다"며 "기술성장기업의 상장사례가 꾸준히 도출되기 위해서는 IPO 때 미래 실적이나 임상 시험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해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려 하기보다는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로 상장을 모색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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