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상자산거래소 생존률 10%이하
대형거래소가 쥐고 있는 '화이트리스트' 공유 안하면 '승자 독식'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개정 특금법의 시행일이 100일 남짓 다가왔다. 연초 80여개 수준이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수는 한층 정리된 모습이다. ICO(가상자산공개) 시장 위축으로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특금법이 요구하는 VASP(가상자산사업자) 신고요건을 충족하려면 높은 비용이 들다보니 경영을 유지하기 힘든 탓이다. 여전히 VASP 신고 요건을 취득하지 못한채 영업을 유지하는 거래소가 수십여개로 이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까지 거래가 이루어지던 가상자산 거래소는 88곳이다. 300곳 이상의 거래소가 난무하던 지난 2018년에 비하면 엄청난 수의 거래소가 없어진 셈이다. 그러나 88곳의 거래소 중 12월을 기준으로 영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거래소는 약 50여곳이다. 이들 중 VASP신고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 곳은 4곳으로 8%다. 실명계좌는 아직 받지 않았지만 ISMS를 획득한 거래소는 현재까지 9곳으로 18% 수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연중 거래소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공식적으로 영업을 종료한 중소 거래소로는 코인피닛, 코인제스트, 코인첼스큐브, 비트프렌즈, 토르빗, 비트니토, 비트니아, 코인윌, 코인링크, 코블릭, 비트나루, 마이닉스, 코인네스트, 비트인, 유닥스, 비트젯, 뉴비트, 에이치티에스코인 등 20여곳이다. 이들 외에도 내년 이후 영업 종료를 공지한 곳을 포함하면 더 많은 수가 사라진다.


특금법 시행 이후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 거래소들은 내년 9월 25일까지 금융당국에 VASP로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신고를 위한 필수 요건인 ISMS인증과 실명확인입출금계좌 발급은 중소 거래소들은 다소 높은 문턱이다. 신고 기간 이전까지 요건 충족이 어렵다 판단한 많은 중소 거래소들은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결국 영업 종료를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 내년까지 VASP 획득 사실상 무리, 생존률 10% 안될 수도

VASP신고 요건을 충족한 곳을 기준으로 내년 거래소 생존률은 88여개 중 4곳인 5%내외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개정 특금법 시행일 이후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FIU(금융정보분석원)에 VASP로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현재 영업 중인 거래소 중 내년 VASP 신고의 필수 요건인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는 9곳,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은 곳은 4곳이다. ISMS인증을 획득한 곳은 플루토스디에스(한빗코), 코인원, 빗썸코리아(빗썸), 코빗, 두나무(업비트), 스트리미(GOPAX), 한국디지털거래소(플라이빗), 텐앤텐, 뉴링크(캐셔레스트)등이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받은 곳은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이다. 나머지 거래소들은 특금법 시행인 6개월 이후인 내년 9월까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연초 5곳 이하였던 ISMS 인증 취득 거래소가 9곳으로 늘어난 곳은 정무적 배려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6개 사업자가 점검을 받았으며, 3월 특금법 시행령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는 35개 사업자가 ISMS 점검을 진행했다. 이들 중 올해 12월 기준 ISMS를 취득한 곳은 9곳 뿐이다. 


그러나 이들 마저도 기준에 381개 점검 항목에 100% 부합하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장 실사등의 절차가 다소 늦어졌으며, 일반 기업들보다 영세한 기업들이 많은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 KISA측의 설명이다. 이미 ISMS를 획득한 거래소에 비해서도 규모가 작은 곳들이 내년 인증을 획득할 확률은 적다는 것이다. 현재 심사의 마무리 절차인 현장실사 평가가 남은 곳은 포블게이트와 코어닥스, 후오비코리아 정도다. ISMS 인증 심사 기간이 반년남짓인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곳이 내년 9월까지 인증을 획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 대형거래소가 쥐고 있는 '화이트리스트', 공유 안하면 '승자 독식'

신청 요건의 핵심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수준이다. 특금법의 필요충분조건인 트래블 룰(여행규칙)이라는 난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트래블 룰이란 가상자산 송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하는 의무로,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규정이다. 가상자산 거래는 기본적으로 익명의 주소로 이루어진다. 특정 주소에서 입출금이 이루어질 경우, 송수신자의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거래소에서 수집한 가입자의 주소 정보가 있어야 한다. 즉, 거래소간에 각자 확보한 고객 명단인 '화이트리스트'가 공유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를 지키기 위한 거래소들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실명계좌를 확보한 대형 거래소들의 경우 서로 이를 공유하지 않아도 트래블 룰 준수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중소형 거래소들의 경우 외부로부터 입금되는 새로운 주소를 파악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거래소들이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해 공유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자신들의 이해 관계 때문에 이를 공유하지 않으려 한다"며 "자체적으로 확보한 화이트리스트를 이용해 사업을 하려는 곳들도 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트래블 룰을 준수하지 못하면 VASP의 필수 요건인 실명확인 계좌 발급도 불가능하다.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이들에 계좌를 터주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는 이유가 대다수 거래소가 트래블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은행이 발급해 줄 수 있는 실명계좌 수에도 제한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미 실명계좌를 받은 곳들이 계속 이권을 쥐게 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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