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커버드본드 재평가 기대 'UP'
발행기관 3곳으로 늘어···수익률 곡선 그려지며 추가 발행 이어질 수도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4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최근 하나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성공리에 발행하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국물 커버드본드에 대한 재평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기 전까지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외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곳은 한국주택금융공사와 KB국민은행 뿐이었다. 다른 금융기관들은 원화로만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5억유로(약 6700억원) 규모의 5년물 유로화 커버드본드(AAA)를 표면금리 -0.17%에 발행했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사상 첫 커버드본드 발행(원화까지 포함)이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목표 발행금액 대비 3.7배 많은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 반응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추가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하나은행은 최대 50억달러까지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신고해놓은 상태다.  


커버드본드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으로 금융기관이 자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채권 등의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이다. 발행기관은 투자자에게 담보자산뿐만 아니라, 담보자산으로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에 대한 청구권도 추가로 제공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커버드본드의 금리가 낮게 책정되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은행 등 금융기관 입장에선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장기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대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예수금으로 분류돼, 은행들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춰야 한다. 



사실 그동안 금융권에선 원화로든 외화로든 커버드본드 발행을 다소 꺼려하는 분위기가 지속돼 왔다. 커버드본드는 다른 채권과 달리 관련 법(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이 따로 제정돼 있어, 발행 절차와 사후 관리 등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이다. 가령, 발행기관은 매분기마다 커버드본드 관련 위험관리 점검 결과를 공시해야 하고, 담보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과 인력 등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려면 기본적으로 커버풀(담보자산)을 구성해야 하고 발행한 다음에도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관리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다른 채권들의 금리가 떨어지자 발행기관들이 낮은 금리가 장점인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요인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발행기관은 커버드본드를 외화로 발행할 경우 금리 변동은 물론 환율 변동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스왑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화교은행(OCBC Bank)와 스왑거래를 했다. 이번에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하나은행도 스왑거래를 했다. 


더불어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맞는 관리 시스템 등을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점도 발행기관엔 부담이다. 이는 스왑 변수와 함께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화 커버드본드를 원화 커버드본드보다 훨씬 적게 발행한 이유로 지목된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금까지 총 24차례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미화와 유로화로 발행한 경우는 이번 하나은행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까지 포함해 겨우 5차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원화물이다.  


이러한 조건들 때문에 한국물 커버드본드 발행 횟수와 발행기관이 적자, 한국물 커버드본드는 주요국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커버드본드가 중요한 자금 조달 수단인 유럽 외에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이 상대적으로 커버드본드를 자주 발행한다"며 "이 국가들의 커버드본드와 한국물 커버드본드 간엔 스프레드(가산금리) 차이가 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신용등급의 커버드본드라도 한국물은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등 발행기관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 하나은행이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기관 대열에 합류하면서 발행기관이 확대되자 금융권은 한국물 커버드본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길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수익률 곡선(커브)가 형성되면서 발행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이번에 네거티브(마이너스 금리)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점이 의의로 꼽히지만, 한국물 커버드본드 발행기관이 세 곳으로 확대됐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라며 "발행기관 확대로 한국물 커버드본드가 시중에 다양하게 많이 유통되면 한국물 커버드본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은행은 올해도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아직 한 번도 외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사례가 없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관계자는 "당장 유로화 커버드본드 등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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