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재무적투자자(FI)인 카무르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무르파트너스는 2018년 자체자금와 특수목적법인(SPC)인 플루시오스바이오제1호·2호를 활용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37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재 RCPS는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으며 CB는 아직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카무르파트너스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보통주 383만9690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250억원어치의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보유 주식 수는 720만7664주로 늘어나 창업자인 김진우·박소연에 이은 3대주주가 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카무르파트너스의 평균 투자 단가는 주당 약 5200원 수준이다.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희망가 밴드를 8700원에서 1만2400원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오는 23일과 24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 밴드 최대가액 기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6000억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5일 코스피에 상장한 피비파마의 주가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 수요예측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피비파마의 시가총액 수준에 따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몸값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피비파마는 사실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동되는 형제회사로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맡는 것과 같은 구조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피비파마가 개발한 항체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을 담당한다. 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피비파마와 글로벌제약사(유통사)와의 라이선스아웃(LO) 계약에 따라 분배되는 금액이 주요 매출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상장 주관사에서도 피비파마로부터 받는 수익을 공모가 산정의 주요 근거로 삼기도 했다.  

이에 카무르파트너스는 한때 피비파마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먼저 상장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었다는 후문이다. 피비파마가 먼저 상장해 시장에서 평가를 받게 되면 피비파마의 관계자이자 CDMO 역할을 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몸값의 상한선이 정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자칫 피비파마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면 프레스티지바이오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피비파마가 먼저 상장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카무르파트너스와 최대주주 간 갈등이 있기도 했다"며 "카무르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더욱 큰 회수 수익을 얻기 위해선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피비파마보다 먼저 상장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피비파마의 주가는 지난 5일 상장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피비파마의 주가는 5만원을 기록 공모가인 3만2000원 대비 56.25%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약 3조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