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궁색한 변명을 할 때가 아니다
대주주로서 '기업 체질 개선' 위한 적극적 행보 보여야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09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끝나지 않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과 경영권 분쟁으로 날을 세웠던 강성부 KCGI 대표 얘기다. 


그는 '실질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것 아니냐'는 언론의 물음에 수차례 끝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하며, 3월말 개최될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정에서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며 약 11%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군으로 자리하며, 지분율이 역전돼 장기간 공들여온 경영권 분쟁(조원태 회장 진영 47.33% vs. 3자 주주연합 40.4%(신주인수권 제외))이 물거품된 상황에서도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말 유튜브 경재체널 '삼프로TV'에 출연해 "(3월 한진칼 주총 관련) 전략 수립은 물론, 이사후보 제안을 포함한 주주제안에 나설 것"이라며 "산은이 명확하고 중립적인 행보에 나설지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여만에 강 대표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KCGI를 주축으로 한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은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산은과 이해관계가 같아 굳이 주주제안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앞서 산은은 지난 10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제도화를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한진칼에 발송했다. 주주제안서에는 ▲이사회의 동일 성(性) 구성 금지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설치 ▲이사 보상한도 산정 투명성과 감시를 위한 보상 위원회의 설치 등도 담겼다. 이는 기존에 한진칼이 추진 또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사실상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산은의 주주제안을 높이 평가했다. 강 대표는 "산은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며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상 주주우선배정원칙 관련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는 산은이 아닌 회사(한진칼)에 한 것"이라며 "통합항공사가 탄생하면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 감시와 견제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은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거 당찼던 그의 발언을 회상할 때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강성부 대표는 지난해 초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한 뒤 언론 앞에 나서 "3자 주주연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한 그룹의 재도약"이라며 "3자 주주연합이 추구하는 한진그룹의 장기적인 미래비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주도적으로 주주제안에 나서며 그룹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비록 현재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됐다고 하더라도 향후 행보에 제약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끝까지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대주주로서의 역할에 나서야 한다. KCGI가 단순히 총수일가와 대립한 게 아니라 유휴자산 매각 등의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앞서 KCGI는 한진그룹에 '한진그룹의 신뢰회복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제안하면서 과도한 부채비율 완화, 적자사업 부문인 호텔·레저 사업과 송현동 등 유휴자산 매각, 자산재평가 등을 제시했다. 이후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 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강 대표가 말한 엑시트(자금회수) 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이후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투기세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남지 않기 위해서는 끝까지 일관된 주장과 행동을 보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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