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상자산 특금법' 과점 조장 여부 검토
업계 "동일 기준·차별 대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 해당 소지"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5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국회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특정금융법(이하 특금법)에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있는 지 검토한다. 특금법이 가상자산 시장의 과점을 조장,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오는 25일 시행되는 특금법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대다수 가상자산 거래소가 퇴출되는 과정에서 미처 자산을 정리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아울러 특금법이 이미 신고수리 요건을 갖춘 주요 4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영업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담합 조장 가능성도 들여다 본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약 100여 곳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중 네 곳만 살아 남는다면 나머지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금법 시행 후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경우 통상 국회는 고객 피해를 중심으로 법률안이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있는 지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는 일정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하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 현재 이 같은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네 곳 뿐이다.


일찍이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4개 회사로 고착화될 경우 과점시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업비트와 빗썸 등 두 개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업자의 과점이 아니라도 4개 회사는 사실상 담합이 용이한 구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폐쇄적 구조로 변하기 쉽다"며 "만일 사업자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소비자 권익이 저해되더라도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려운 이상 고착화 문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령이나 규제 당국 입장이 이런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일한 조건을 갖춰도 다른 기준을 적용해 사업자를 차별하는 행정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에 적용되는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사업자와 동일한 수준의 보안 요건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면 이들에 대해서는 실명계좌를 차별 없이 발급해 줄 수 있도록 규제 당국에서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에 소홀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금법 입법 취지에 맞게 규제 준수를 위한 설비투자(CAPEX)를 늘려 금융당국과 은행의 위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계 담당자는 "특히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다른 업계에 비해 솔루션 구축에 다소 소홀한 편"이라며 "이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안내와 위험 고지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회는 정부와 시장의 균형을 맞춰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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