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하 이음PE)와 IBK캐피탈이 세포치료제 개발업체 바이오솔루션에 800억원을 투자한다. 공동 조성한 신기술펀드로 5년 만기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800억원 어치의 CB를 발행키로 했다. 이 CB는 5년 만기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3%다. 주식 전환은 발행 1년 뒤부터 만기 하루 전까지 가능하다는 조건도 붙었다. 전환가액은 최근 주가를 기반으로 3만318원으로 책정했다.

이 CB는 전량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이 매입한다.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은 납입일인 오는 7월16일 전까지 펀드를 공동 조성해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IBK캐피탈이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펀드의 법적 형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으로 하기로 했다.

바이오솔루션의 시가총액은 2500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이번 CB 발행으로 시총의 3분의 1을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이 CB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32.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현 최대주주인 장송선 대표의 지분 21.3%(특수관계인 지분 및 자기주식 포함)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의 잠재 지분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까지 고려할 경우 더 커진다.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은 바이오솔루션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전환가액을 2만1222원(최초 대비 70%)까지 리픽싱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이 확보할 수 있는 바이오솔루션 주식 수는 그에 비례해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배력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장송선 대표 측은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 발행사(바이오솔루션)또는 발행사가 지정하는 제 3자가 CB를 사들일 수 있다는 내용의 매도청구권(콜 옵션) 조항을 삽입한 것이다. 콜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CB는 최초 발행액의 40%인 320억원에 달한다. 대주주의 지배력 약화 방지 차원에서 콜 옵션을 부여한 CB를 발행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행사가능 비율이 40%에 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콜 옵션을 행사할 때에는 CB 원금에 10%를 가산한 금액을 지급토록 했다. 예컨대 100억원 어치의 CB를 되살 경우에는 110억원을 이음PE-IBK캐피탈 컨소시엄에 지급하면 된다. 10%라는 콜 옵션 프리미엄은 기간과는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이 역시 만기이자율 또는 중도상환이자율을 연복리로 적용하는 사모 메자닌(Mezzanine, 주식형 사채) 발행 시장의 관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콜 옵션이 오히려 개인 지분은 10%대에 불과한 장송선 대표 측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쓰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콜 옵션 행사자가 발행사 뿐 아니라 장 대표 또는 장 대표의 특수관계인이 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리픽싱이 하한선까지 실시된 CB에 대해 콜 옵션을 행사한 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시가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대거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