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없는 개발의 뒷감당
중국자본 투입하는 코오롱글로벌 한중문화타운, 원주민과 교감 거쳐야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0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중국을 향한 혐오감정이 최고조에 달한 요즘이다. 한 역사 소재 드라마는 중국식 의상과 소품,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다가 결국 폐지됐다. 다른 드라마에선 중국 자본이 일으킨 간접광고(PPL)를 무분별하게 노출하다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반중 혹은 혐(嫌)중 정서가 어디서 비롯했는지 따지기 전에 중국을 바라보는 국민 다수의 감정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불똥은 코오롱글로벌이 조성하는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개발까지 튀었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중문화타운 개발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은 이날 기준 57만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청원인은 '국민은 강원도가 중국화 되는 것에 반대하며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강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코오롱글로벌 입장에선 억울할 법하다. 한중문화타운은 차이나타운 등 중국인 주거지를 포함하지 않는다. 강원도 춘천시 홍천군 일대에 120만㎡ 규모로 중국전통거리, 한류영상 테마파크, 중국전통정원 등을 조성하는 관광수요에 기댄 프로젝트다. 코오롱글로벌은 중국 인민일보의 온라인 자회사인 인민망, 대한우슈협회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19년말부터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비 규모만 1조원이 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며 투자 유치 등에 제약을 겪었고, 올해 들어선 반중 정서에 휘말렸다.


일이 커지자 강원도는 개발은 100% 민간자본으로 진행하며 시에서는 행정절차만한다는 해명을 냈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기본계획만 있는 구상 단계로, 향후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면서 국민 정서 등 다양한 여건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다해도 당장 사태 수습은 어려워보인다. 갈수록 노골적인 중국의 동북공정과 미세먼지, 일부 중국동포들의 강력범죄 등 밀접하고 복잡하게 이어진 중국과의 고리들을 한번에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에 대한 구체적 사실을 떠나 이미 감정의 문제로 비화돼버렸다.


개발에 앞서 강원도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민간기업이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해도, 지역민심을 보듬고 슬기롭게 풀어나간 선례는 존재한다. 부동산 개발업체 자광은 2017년 전주시의 옛 대한방직 부지를 인수해 세계5위 높이의 타워를 짓고 일대를 관광, 상업, 주거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시의 도시개발 계획과 맞지 않는 이유로 개발계획안은 반려됐다. 한옥마을 등 전통의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일부 시민의 반대도 일었다.


전주시와 자광은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최근 위원회는 시민 여론 등을 담은 권고안을 시에 제출, 자광이 이를 반영 및 검토하는 개발안을 구상중이다. 결국 전주시민의 터전을 변화시키는 일인만큼 민의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코오롱글로벌과 강원시의 뜻대로 한중문화타운은 국내 및 중국관광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해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토지주인 민간기업의 계획을 시가 허가하는 마당에 이를 막을 이유도,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중국투자자본이 들어와 강원도의 색이 바뀌는 이상, 이 변화는 주민들에게 터무니없고 갑작스럽다. 반중, 혐중의 문제를 떠나 그 터전에서 살아갈 주민과의 넉넉한 소통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