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 사측을 상대로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방만한 태도를 규탄했다.
네이버 노조는 7일 네이버 분당 본사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업무지시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원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사측의 행동을 촉구했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측이 그간 거듭된 시정 요구를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3월 4일 이 창업자와 한 대표가 참석한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과도한 업무 지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은 상급자로부터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 등으로 압박받아 왔다"며 "2년동안 해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이 회사의 절차를 통해 행동을 취했지만 회사는 묵인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야간·휴일 관계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고인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고 있는 네이버랩스로 옮긴 뒤 더욱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해야 했다. 고인은 지난 3월 26일 동료에게 "임원A와 미팅할 때마다 무능한 존재로 느껴지고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며 "계속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나"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 노조는 경영진의 묵인과 방조 정황도 공개했다. 네이버 노조는 "직원들은 지난 2019년 1월 최 COO가 함께한 회의에서 임원A의 행적을 지적했고, 최 COO도 임원A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있다"며 "같은 해 5월에는 고인을 포함한 리더 14명이 최 COO를 찾아 임원A의 폭언에 대해 알렸지만 조치가 취해지기는 커녕 회의에 참석한 일부 리더가 직위를 해제 당했다"고 전했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의 사망은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며 진상규명과 회사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특별근로감독도 요청했다.
네이버는 지난 2일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요구를 수용하고 최 COO와 임원A 등 4명을 직무정지했다. 같은 날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진상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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