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 유닛인 삼성넥스트가 연이어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 위치한 삼성넥스트는 미국법인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amsung Research America)의 자회사로, 삼성전자의 증손회사다.

벤처캐피탈인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기보단 더 높은 자율성을 토대로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 삼성넥스트가 밝힌 투자처는 네 건이다. 그리고 이들 사업의 공통분모에는 '헬스케어'와 '플랫폼'이 있다.

삼성넥스트가 투자한 두 스타트업은 헬스케어와 관련되어 있다. 테라(Terra)와 후마(Huma)가 이에 해당한다. 삼성넥스트의 헬스테크 투자 팀은 특히 웨어러블·센서·데이터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테라와 후마는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삼성넥스트가 지난 5월 투자한 후마는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뒤 진단·치료·예방에 있어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삼성넥스트는 후마의 시리즈 C 라운드에 참여했다.

병원 밖에서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후마는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원격의료 기능을 통합하고, 이를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등 다양한 장치와 연결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시기에 후마는 가상 병동을 통해 확진자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삼성넥스트가 6월 초 투자한 영국의 헬스케어 플랫폼인 테라는 API 기술을 통한 데이터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테라는 단일 API를 통해 다양한 앱이 헬스케어 장치의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도록 해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정보에 수월하게 접근하게 한다. 

삼성넥스트의 캐롤라인 레퓌스(Caroline Rehfuss) 투자 담당자는 "데이터가 서로 다른 플랫폼에 분산돼 있으면 이 같은 목적은 달성하기 어렵다"며 "앱 개발자는 사용자 경험을 개인화하고 참여를 촉진하며 결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길 원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인 업시와 수퍼레어는 각각 제품 보증과 NFT(Non-Fungible Token) 플랫폼이다.

업시는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폰을 포함해 스마트시계, 헤드폰, 텔레비전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대한 보증 상품을 한 곳에서 판매한다. 일례로 고객은 업시에서 '3년 아이폰 보증 상품'을 12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애플케어에서 제시한 가격보다 저렴하다. 업시는 고객이 기존 기업의 보증 상품 판매 서비스에 불만이 많다는 점에 집중했다. 고객은 업시를 통해 필요한 보증 플랜을 더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

수퍼레어는 디지털 예술작품 플랫폼이다. 수퍼레어의 시리즈 A 라운드에 참여한 삼성넥스트는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예술작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시작 단계라고 보고 있다. 수퍼레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NFT 제작, 거래, 검증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수퍼레어 플랫폼에선 승인된 크리에이터만 디지털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 수퍼레어는 경매한 작품을 인증하며, 이 작품을 수집형 디지털 아이템으로 토큰화한다. 수퍼레어는 구매자에게 3%의 거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또 크리에이터도 작품 판매 시 커미션을 수퍼레어에 지불한다.

삼성넥스트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 유닛은 가상자산 지갑 개발사 젠고(ZenGo),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사 대퍼랩스(Dapper), 가상자산 기반 게임 플랫폼 포르테(Forte) 등 7개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