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삼성SDI가 자동차 전지 사업의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2분기에만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반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신제품 '젠5' 판매 등으로 상반기보다 더욱 개선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29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4.4%, 전분기 대비 121.6%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3조334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유럽 완성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흑자 전환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전지, 전자재료 등 다른 사업 부문 역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 및 기타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64억원에서 올해 2분기 1687억원으로 2500% 가량 증가했다. 에너지 및 기타부문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0.3%에서 올해 6.2%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중대형 배터리 가운데 자동차 전지 부문이 흑자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하반기에는 3분기 BMW 공급, 4분기 젠5 출시 등으로 상반기보다 개선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고객 다변화, 공급 물량 확대로 자동차 전지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큰 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5는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니켈을 80% 이상 포함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소형 전지 중에서는 원형전지가 청소기, 전동공구, 신규 전기차 공급 물량 확대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삼성SDI는 "원형전지의 경우 대량 양산이 가능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스타트업 전기차 업체로부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외에도 여러 고객과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우치형 소형전지는 하반기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12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도체 소재는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매출 성장을 이어 갔고, OLED 소재는 스마트폰 수요 확대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편광필름은 대형 LCD TV 수요 확대로 판매가 늘었다.
삼성SDI는 "반도체 소재는 고객사의 설비 증설, OLED 소재는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하반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SDI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동차 전지 사업부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미카엘 전무는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3대축 중 하나인 만큼, 늦지 않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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