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자사업 결과를 번복한 KIF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GP 교체를 결정해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KIF는 지난 7월14일 KIF 출자사업 초기 스타트업 부문 위탁운용사로 위벤처스를 선정하고 1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최근 돌연 위벤처스에 대한 출자를 철회하고 차순위 운용사였던 에버그린파트너스로 위탁운용사를 재선정했다. 운용사가 펀드 최종 결성에 실패해 위탁운용사 자격을 반납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출자기관이 선정 직후 출자를 철회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KIF 측이 밝힌 펀드 출자 철회 이유는 위벤처스가 결성을 완료한 펀드에 증액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출자사업 공고문에 밝힌 선정 취소 사유 중 하나인 '중대한 은폐 사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KIF 관계자는 "위벤처스가 공고문에 나온 내용에 대해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멀티클로징(펀드 증액)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벤처스는 해당 KIF 출자금을 활용해 지난 6월 결성을 완료한 '스마트SF-WE언택트2호'의 약정총액 규모를 315억원에서 415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었다. 해당 펀드의 결성 사실은 KIF의 출자사업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 6월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었다. 

업계에서는 KIF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펀드 결성 완료 후 증액 사실을 KIF 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중대한 은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또 위벤처스가 이미 대외적으로 밝힌 펀드 결성 사실을 의도적으로 KIF에만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의 임원은 "선정을 취소하려면 KIF에서 애초에 멀티클로징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공고문에 내용을 넣었어야 했다"며 "요즘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멀티클로징을 진행하고 많은 기관출자자(LP)가 허용하는 사안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KIF의 정책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대표는 "위벤처스의 사소한 실수에 대해 KIF가 침소봉대하는 느낌"이라며 "표면적으로 밝힌 내용 외에 KIF 측의 다른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펀드의 조기 결성 후 증액은 권장하는 사안이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경우 최소 결성 금액에 미달하더라도 펀드를 조기 결성하고 이후 증액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빠르게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벤처 생태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까닭이다. 

위벤처스 관계자는 "우리가 실수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아쉬운 결과지만 다른 추가 LP를 더 확보해 펀드 결성을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