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징계무효 판결, 다른 CEO 제재에도 영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같은 소송…라임·옵티머스 줄징계도 논란될 듯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1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국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 달라고 냈던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 자신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또 다른 징계는 물론, 다른 금융사 고위 임원들의 징계 및 관련 소송에도 해당 판결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손 회장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한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 소송 1심 선고공판을 같은 날 열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금감원의 제재조처 사유 5개 가운데 '금융상품 선정절차 마련의무 위반'만 인정되고 다른 4개 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아 금감원의 제재 조처는 그대로 유지될 수가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9년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이에 우리은행이 DLF를 불완전판매 했으며, 경영진이 내부통제 규정을 부실하게 만든 게 원인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3월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남은 임기는 보장받을 수 있지만 이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 입장에선 눈 앞에 뒀던 우리금융지주 연임이 무산될 수 있는 징계였다.


손 회장은 자신에 대한 징계취소 행정소송과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즉각 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어 1년 이상 진행된 이번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금감원)처분 사유 5가지 중 4가지는 금감원이 잘못된 법리를 적용,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해석과 적용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며 "현행법상 내부 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아닌 '준수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사나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법원이 손 회장 손을 들어준 이날 판결은 금감원이 비슷한 근거로 내린 또 다른 금융회사 CEO 징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EO 징계의 정당성을 두고 금융사와 벌인 공방에서 패소함에 따라 '금감원이 무리한 징계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손 회장과 같은 행정소송을 제기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의 재판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함 부회장 역시 지난해 3월 금감원 문책경고를 받았으며 3달 뒤인 지난해 6월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아울러 금감원이 라임펀드와 관련해 금융사 임원들에게 내린 징계들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번에 승소한 손 회장 자신을 비롯해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하나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문책경고),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직무정지),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직무정지),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주의적 경고) 등이 라임펀드 사태로 징계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 대해 옵티머스 사태를 이유로 들어 문책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징계를 그대로 밀어붙일 경우, 이번 손 회장 승소 사례를 본 금융사 CEO들이 줄소송을 낼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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