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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의 인수가격, 과연 헐값일까
권일운 기자
2021.08.31 08:35:33
동종업체 대비 열위한 수익성에도 80%대 프리미엄 가산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한앤컴퍼니가 책정한 남양유업 인수가는 과연 헐값일까. 그리고 한앤컴퍼니가 사면초가 상황인 매도자 측의 상황을 역이용해 가격을 후려친 것일까. 심지어 남양유업이 보유한 유형자산들의 가치도 반영되지 않은 것일까. 

익히 알려진대로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주당 82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전날 종가에 86.8%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3000억원 대이던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을 2배 가까운 5900억원으로 간주한 셈이 된다.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상장사 인수·합병(M&A)시의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는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은 터무니 없이 싼 값에 남양유업을 넘기게 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열기로 한 임시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홍 회장은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매매가를 상향 조정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획득하기 위해 매매대금 수령과 주식 이전 절차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이 받기로 한 매매 대금은 과연 터무니 없는 금액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형성된 주가에 프리미엄까지 더해 받은 것은 물론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책정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방법론을 적용하더라도 싸다고는 볼 수 없는 가격이라고 M&A 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M&A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평가할 때에는 동종 또는 유사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로 형성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른바 '피어 그룹(Peer-group)'과 비교 또는 대조하기 위해서다. 피어 그룹에 속한 업체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하되, 시장 장악력(브랜드 가치도 포함)이나 재무구조 등의 변수를 가감할 수 있다. 상장사인지 비상장사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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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피어 그룹에 속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매일유업이 있다. 매일유업은 남양유업과 시장점유율이나 브랜드 가치, 매출액 등의 요소에서 유업계 2, 3위를 다투던 기업이다. 상장사라는 측면에서도 비슷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이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기 전날인 지난 5월 27일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은 3161억원이었다. 같은 날 매일유업의 시가총액은 3974억원이었다. 한앤컴퍼니는 이런 남양유업 지분 100%의 가치(시가총액)을 5904억원으로 간주, 홍 회장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일유업보다도 1.5배 가량 높은 기업가치를 적용한 셈이다.


각종 수익성 지표를 따져볼 때 남양유업의 상황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PEF 운용사들이 특히 중시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경우 2020년부터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다. 같은 시기 매일유업은 1200억원이 넘는 EBITDA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5개년 평균을 내더라도 격차는 상당하다. 남양유업의 5개년 평균 EBITDA는 275억원, 매일유업은 113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양사간 수익성에 큰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결국 홍 회장의 책임에서 비롯됐다. 홍 회장과 홍 회장이 선임한 경영진들이 여러 차례 중대한 경영적 오판을 내리면서 남양유업 제품이 외면받았고, 매출액과 수익성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여기에 홍 회장 일가가 각종 도덕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평판은 날로 훼손됐다.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책정한 3107억원이라는 금액은 홍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 대한 대가일 뿐, 2000억원이 넘는 남양유업의 유형자산에 대한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말 기준 남양유업의 재무제표에 계상돼 있는 유형자산은 토지와 건물만 하더라도 2292억원에 달한다. 이와 동시에 847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 또한 홍 회장의 지분을 사들임과 동시에 한앤컴퍼니에 귀속된다.


하지만 통상적인 밸류에이션 방법론은 M&A 대상 기업의 자산가치를 매매가에 반영토록 한다. 일단 남양유업과 같은 상장사는 개별 주식이 매매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주가가 수익가치는 물론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부분 반영하고 있다. 그래도 발생할 수 있는 괴리를 보정하기 위해 시가총액에 순자산을 가감한 실질적 기업가치(EV, Enterprise Value)도 산출한다. 


결국 개별 투자자들이 산출한 주가에 기초한 남양유업의 시가총액 3161억원에는 유·무형 자산의 가치가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홍 회장 체제에서의 남양유업 기업가치는 자산가치를 제외할 때 '제로(0)'에 수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체제가 종식되고,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면 수익가치가 회복된다는 것을 전제로 상당한 수준의 프리미엄을 치르기로 했다.


남양유업이 보유한 자산가치에 대한 논란은 빠른시일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지와 추후 재평가 등으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보유 부동산의 용도를 전환하거나 재평가를 단행해 자산가치를 끌어올릴 여지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해당 자산의 가치를 기반으로 매매가를 산정해야 한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경우 대부분의 유형자산이 영업용 자산이라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사례와는 이야기가 다르다. 2000억원대의 자산 대부분은 본사 사옥과 공장 등으로 정상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에 해당한다. 통상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M&A시 가격 책정에 별도로 반영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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