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확대에 곳간 빈 삼성전자, 특별배당 가능할까
2분기 투자 규모 확대…현금 절반 줄어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호조'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1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를 기점으로 그간 묵혀왔던 투자 체증 해소에 빠르게 나서면서 내부에 쌓아왔던 곳간도 자연스레 같은 속도로 비워지고 있다. 


삼성은 올 2분기에만 작년 1년간 시설투자(CAPEX) 규모의 35%에 해당하는 13조5922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 영향으로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절반가량 줄었고, 주주배당금 책정의 기본 지표로 활용되는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간 3개년을 주기로 집행하던 특별배당을 매년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특별배당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을 표하고 있다.



◆ 2분기 유동자산 21% 줄어…FCF도 마이너스 전환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분기 대비 41.1% 줄어든 4조8815억원이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 규모도 22조8030억원에서 12조2033억으로 53.5% 줄었고,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전체 유동자산(62조4476억원) 또한 20.6% 축소된 것으로 집계된다. 


단기간 내 빠른 유동성 감소는 2분기 들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 등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기존 계획(2018년)에 38조원 추가 투입을 결정하고, 파운드리 공장 증설 작업에 자금을 빠르게 쏟아 부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1월부터 6개월간 라인 신·증설, 보완 등 시설투자(CAPEX)에 23조306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중 58.3%인 13조5922억원이 2분기에 집행된 금액이다. 특히 전체 투자액의 89.8%(20조9338억원)가 집중된 반도체 투자금액을 보면, 59.5%인 12조4510억원이 2분기 중 투자된 금액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의 현금흐름을 봐도 올 들어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고스란히 확인된다. 상반기까지 유형자산 취득에 투입된 금액은 17조3691억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투입된 금액(26조9620억원)의 64.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또한 1분기(7조4490억원)보다 2분기(9조9201억원) 투자 비중이 높다.    


투자에 따른 결과도 좋은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24조7563억원으로 전년(18조858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NCF는 기업이 영업활동 과정에서 비용을 집행하고 얼마나 남겼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 빨라지는 투자시계…자금흐름은 '이상무'


삼성전자 2021 상반기 누적 시설투자 현황.


반면 투자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2분기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월 말까지 8677억원이었던 FCF는 6월 말 -9조6417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품귀 현상 지속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반등했지만 설비투자에 그 이상을 투입한 영향이다. 


F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CAPEX와 배당금 등을 뺀 금액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현금력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여윳돈이다. 기업들이 배당금 규모를 산정할 때 FCF 지표를 참고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간 오너 부재로 대규모 투자시점이 계속해서 지연돼 왔던 만큼 이재용 부회장 복귀로 미래 투자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이 확실시된다. 실제 삼성은 이 부회장 출소 11일 만인 지난달 말, 오는 2023년까지 반도체, 바이오, 통신 등 분야에 대한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FCF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성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배당을 논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잉여현금흐름이 둔화됐어도 유동성 자체가 악화한 건 아니기 때문에 특별배당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FCF 둔화는 올 들어 CAPEX 투자를 다시 빠르게 늘려 나가고 있는 영향으로, 장기적으로도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1월 2018~2020년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특별배당을 결정했는데, 이 기간 중 2019년과 2020년 FCF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기존 결산 배당금(354원)에 1578원의 특별배당금을 합친 1932원이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년 주기로 집행하던 특별배당을 매년 지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그대로 유지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올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1~2023년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정기배당 규모를 상향(약 2%)하고, 매년 FCF 50% 범위 내에서 정기배당을 초과하는 잔여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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