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수소'서 승계 퍼즐조각 찾는 오너 3·4세
'수소기업협의체' 3040세대 대기업 오너家 참여…'승계 업적 쌓기' 포석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0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대기업 오너 3·4세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수소산업' 앞으로 헤쳐 모이는 분위기다. 


최근 현대자동차, SK 등 15곳 기업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민간 수소기업협의체(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가 설립된 가운데, 회원사 대표자 명단에 차기 총수 후보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3040세대 젊은 오너기업인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모은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없는 기업 포스코와 전문경영인이 참여한 삼성물산을 제외한 13개사 중 절반 가량인 5곳(한화, GS, 현대중공업, 코오롱, LS)에서 부회장 이하 차기 유력 후계자들이 수소기업협의체 대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 김동관(39) 한화솔루션 사장(대표이사) ▲GS그룹 허세홍(53) GS칼텍스 사장(대표이사)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40)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코오롱그룹 이규호(38)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LS그룹 구동휘(40) E1 전무(대표이사) 등이다. 이들은 각 그룹의 차기 또는 차차기 후계자로 지목되는 오너 3·4세로, 일찍부터 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돌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이 중에서도 가장 젊은 이규호 부사장은 이번 협의체 활동을 통해 외부 공식행사에 데뷔해 관심을 모았다. 재계에서는 코오롱이 경영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기업의 미래산업으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수소산업 주도권을 잡아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일구는 것이다. 수소기술은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분야로 꼽힌다. 게다가 친환경인 수소 에너지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세계적 변화 트렌드인 탄소중립 실현도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재계에선 2040년엔 수소가 석유나 석탄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발족한 수소기업협의체는 수소 생산과 저장, 활용, 운송 등 각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와 효성 등이 수소를 생산하면 현대차는 자동차에, 포스코는 철강 생산에 활용하는 식이다. 충전소 구축에는 SK와 GS 등이 뛰어든다. 


재계에서는 그룹 유력 후계자들이 수소사업 활성화를 위해 일제히 뛰어든 배경엔 수소사업이 경영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최적의 발판이 될 것이란 내부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오너가 자제라고 하더라고 승계를 위해선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확장 추세에 있는 수소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고 또 이를 포장하기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1순위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 그룹의 미래사업인 태양광부터 우주, 방산, 수소 등 굵직한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김 사장은 협의체 발족식에서 "한화는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략과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 밸류체인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실증사업에 들어간 수소혼소 발전 기술은 수소 에너지로의 점진적 변화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홍 사장은 GS 4세 중 맏형으로, 경영능력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4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며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소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만큼 4세 중 첫 번째 총수 후보로 꼽히는 허 사장을 수소기업협의체에 합류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LS그룹 3세 구동휘 E1 전무의 합류도 눈에 띈다. 구자열 LS 회장 외아들인 구 전무는 올해 E1 대표이사, LS네트웍스 비상근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3세들간 ㈜LS지분 경쟁에서도 가장 높은 2.99%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차기 총수 후보로 거론되는 5촌 당숙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3.63%)과의 지분율 격차도 0.64%p에 불과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외아들인 정기선 부사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외아들인 이규호 부사장은 사실상 차기 총수로 낙점돼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 역시 그룹을 물려 받기 위해선 확실한 경영성과를 보여야만 한다. 특히 이 부사장은 부친인 이웅열 전 회장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아들이라도 경영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만 승계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던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업적쌓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자리를 통해 공식석상에 데뷔한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 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기술력을 앞세워 수소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입장에선 정부가 밀어주고 국내 주요그룹들도 모두 달려드는 새로운 기회의 판이 깔린 것"이라며 "특히 전에 없던 새로운 영역의 사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패에 따른 부담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하는 기업들도 경쟁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협의체라는 상생 플랫폼이 탄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완충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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