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M&A 위해 HMM 지분 단계적 매각"
"구체적인 장단기 계획은 아직"…코로나 뒤 이익 급감 예상, 노사관계 변수 거론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7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출처=산은)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이 HMM 매각을 두고 "구체적인 계획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산은 보유지분의 단계적 매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향후 HMM에 대한 영향력은 산은과 특수관계자로 묶여 있는 해양진흥공사(해진공) 중심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상도 나타냈다.


이 회장은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HMM 매각과 관련한 장단기 계획이 존재하는가"란 질문을 받고 이 같은 생각을 전했다. 이 회장은 "현재 HMM 매각과 관련해 별도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면서도 "향후 원활한 M&A 여건이 조성되면 (산은이) 가볍게 뛰기 위해 산은 지분을 조금씩 낮추는 방향으로 보면 될 것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고려와 시장 여건 등을 감안, 유관 기관과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며 산은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 과정에서 향후 관리 주체가 되는 해진공 중심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산은 보유 주식은 점진적 매각을 통해 회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2016년 해운업 불황에 따른 막대한 적자를 내고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산업은행은 이때 HMM의 주채권자 역할을 맡아 기업 존속에 힘을 보탰으며, 전환사채(CB) 등을 주식으로 바꾼 끝에 지난 6월말 기준 지분율 24.96%로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다. 이어 신용보증기금이 6.05%, 국민연금이 5.25%를 각각 기록하고 있으며 산은의 특수관계자인 해진공이 3.44%를 갖고 있다.



최근 산은의 HMM 지분 매각이 거론되는 이유엔 국책은행이 민간기업 최대주주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당위론과 함께 HMM이 코로나19 특수와 맞물려 모처럼 큰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뒤섞여 있다. HMM은 해운 운임이 크게 뛰면서 지난해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HMM이 올해 약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지난해와 비교해 7배 이상의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이 상당히 나아지는 만큼, 산은도 갖고 있는 지분을 민간기업을 팔아 경영권에 넘겨주고 HMM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 회장의 이날 답변은 매각 시기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M&A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대략적인 로드맵을 펼쳐 보인 것 정도로는 해석할 수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올해 말까지 HMM을 공동경영관리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내년부터는 해진공이 HMM을 단독으로 맡아 관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해진공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CB 등을 주식으로 전환해 HMM 지분을 더 늘리면서 관리 주체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반면 산은은 지분율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회장은 매각 변수로 코로나19 이후의 실적, 그리고 순조로운 노사 관계 등을 꼽고 있어 HMM이 이 문제들을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HMM이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특수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내년엔 이익이 많이 줄 것이다. 2년 뒤엔 이익이 없을 것 같다"면서 "올해 수익이 생기면 재무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HMM 정상화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지금 수익성을 바탕으로 정상화를 가느냐가 중요하다.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며 "HMM 노사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년 임금조정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노사 TF의 성과를 예의 주시할 것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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