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재벌' 카카오 과거 재벌가 폐단 답습하나
②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김범수 의장 지분 100% 케이큐브홀딩스, 신재벌 지배구조 문제 부각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Don't Be Evil(돈비이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이 창업 초기 모토로 내세운 이 짧은 문장은 구글은 물론 글로벌 IT 기업에게 큰 영향을 줬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외침 속에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온 IT 기업을 전세계가 응원했고 그들의 성장을 함께 기뻐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2021년 '돈비이블'이 유효할까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노(NO)'라고 답한다.구글과 애플은 30% 수수료를 중소 개발자들에게 강제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의 엄청난 영향력과 자본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골목상권까지 거침없이 차지했다. 그리고 국가 핵심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와 국회까지 진출한 그들의 인맥은 이제 더 이상 '돈비이블'이라는 모토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카카오로 대변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의 현실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팍스넷뉴스 노우진 기자] 카카오를 중심으로 부는 규제 돌풍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케이큐브홀딩스가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소유한 개인회사다. 그리고 카카오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현재 금산분리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실제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의 가족이 운영하며 김 의장의 자녀 역시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고 있다. 과거 김 의장이 거액의 주식을 자녀에게 세습한 것이 알려졌을 때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를 이용해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카카오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의 개인 회사에 불과하며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최근 더 큰 의혹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과거 재벌가 총수 집단의 폐단을 떠올리게 한다. 카카오가 내세웠던 혁신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미 백기를 든 카카오는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발표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 지탄받은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고쳐나가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상생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으나 공정위는 카카오는 물론 김 의장 개인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입장에선 고난의 연속이 예고된 셈이다.


(출처=케이큐브홀딩스 사이트 캡쳐)


◆ '카카오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파악한 것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요 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 매출은 대부분 금융업에서 발생한다. 공정거래법상 금융회사는 비금융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돼 있다. 금산분리 위반이다. 케이큐브홀딩스 매출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 회사다. 김 의장이 카카오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대부분의 재벌 대기업 총수들이 많지 않은 지분으로 거대 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행보를 보여왔다. 카카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新) 재벌로 등장한 김범수 의장이 과거 한국 자본주의의 폐해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59%를 갖고 있어 김범수 의장의 지분 13.30%를 합하면 23.89% 가까이 된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실질적으로 카카오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즈 지분 1%와 케이큐브임팩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큐브홀딩스가 벌어들인 배당수익은 88억원이다. 주로 카카오 계열회사로부터 받은 금액으로 케이큐브홀딩스의 전체 매출액 절반을 넘는다. 이 역시 계열사 현금배당을 통해 뒷주머니를 채운 과거 재벌 가를 떠올리게 한다.


케이큐브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이슈는 카카오를 규제 폭풍의 중심으로 밀어 넣었다. 현재 공정위는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 보고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주식을 담보로 1950억원의 대출을 받아 투자 실탄으로 사용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이런 식으로 현금을 확보해 영어·음악학원, 부동산 관리업체 등을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 등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금융투자사업을 키웠다. 금산분리 위반 혐의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 케이큐브홀딩스 움직이는 '총수 일가'


케이큐브홀딩스 임직원은 7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과반수 이상이 김 의장의 가족들이다. 김 의장 부인인 형미선 씨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두 자녀 김상빈 씨와 김예빈 씨는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논란에 휩싸이자 김 의장 가족은 모두 퇴사하기로 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설립 초기부터 김 의장 가족 내지는 가까운 지인들이 운영해왔다. 설립 초기 대표는 김 의장의 처남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맡았다. 형 대표가 사임한 이후 대표는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맡아 지난해 12월 말까지 케이큐브홀딩스를 운영했다.


올해부터는 김탁흥 대표가 케이큐브홀딩스를 이어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사내이사·감사 등에 이름을 올렸고 케이큐브임팩트 사내이사도 맡고 있어 김 의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중 김화영 씨는 지난해 말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퇴직 급여로만 13억9600만원을 수령해 화제가 됐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손실액이 11억원 규모였다.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카카오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익명 커뮤니티에 "케이큐브홀딩스의 임원들은 전부 김 의장의 가족인데 출근하는 건 한 번도 못 봤다"며 "하지만 언제나 급여는 꼬박꼬박 받아간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카카오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모회사나 다름없는 존재인데 이것이 김 의장과 김 의장의 가족들의 손 안에서 움직인다"며 "카카오는 과거 혁신을 내세우며 스타트업에 가까운 성장 모델을 지향했는데 이는 다 지난 이야기고 지금은 과거 비판받던 재벌 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한탄했다.


◆ 김범수 의장 형사처벌 가능성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케이큐브홀딩스 문제로 김 의장 개인에 대한 처벌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의장은 앞서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케이큐브홀딩스를 비금융회사로 신고했다. 문제는 이것이 허위 보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6촌 이내 혈족 중 다수를 친족 명단에서 누락한 혐의도 있다.


카카오는 금산분리 규제를 적용받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등록된 2019년 케이큐브홀딩스를 비금융회사로 신고했다. 이후 금융업으로 업종 변경을 신청했으나 이 지점에서 허위 보고 혐의와 금산분리 위반 혐의가 같이 불거졌다.


업종 변경 이전부터 케이큐브홀딩스 매출은 금융업에서 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금융사는 지분을 가진 비금융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2019년 이후 있었던 28건의 의결권 행사는 위법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김 의장의 의도성이 인정되고 은폐된 계열사가 더 드러나거나 추가적으로 자료 누락·허위 보고 등을 한 정황이 포착되면 형사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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