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세계백화점의 편집매장이 명품 매출을 끌어 올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해외 고급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 소비층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한 곳에서 접할 수 있는 편집숍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국내 1대 편집숍'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기준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0.5% 성장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명품 성장세에 편집매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소비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2030세대가 편집숍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신세계백화점의 '분더샵', 롯데백화점의 '탑스', 현대백화점의 '바쉬' 등 백화점 자체 패션 편집숍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서도 신세계백화점은 편집매장을 세분화하며 '명품 백화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0년 8월 백화점 최초로 자체 편집숍인 분더샵을 오픈했다. 분더샵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이너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편집숍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알렉산더 맥퀸, 마르니,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등은 분더샵을 통해 단독 브랜드로 독립한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분더샵 5곳을 비롯해 슈즈 멀티브랜드 '분더샵 슈' 6곳, 프리미엄 맞춤셔츠 편집숍인 '분더샵 카미치에' 등이다. 지난해 9월에는 MZ세대를 겨냥한 해외패션 편집숍 '엑시츠(XYTS)'를 선보였다. 엑시츠는 '가니', '아크네스튜디오', '레지나표' 등 100여개 해외 유명 브랜드와 함께 발렌티노,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의 빈티지샵을 소개하고 있다. 매장은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 등 3곳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편집매장이 패션업계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매장 세분화에 차별화 전략이 더해진 덕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에는 분더샵의 숍인숍인 케이스스터디를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췄다. 이곳에선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부터 스트릿 제품까지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반스', 'F.A.M.T', '노스페이스', '쉐이크쉑', '보그 코리아' 등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2030 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에선 편집매장들의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명품업계의 온라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백화점 업계도 직매입 상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가품 위험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편집숍의 개념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 분더샵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콘셉트를 소개하는 공간"이라며 "여성과 남성, 슈즈, 프리미엄 맞춤 셔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기존의 유명 브랜드와 단독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차별화 된 콘텐츠를 소개함으로써 '국내 1대 편집숍'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