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유학수(사진) 코리아나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분 취득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코리아나는 중국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 대표는 이달 들어 총 8차례에 걸쳐 코리아나 주식 8만주를 사들였다. 이에 유 대표 소유주식수는 202만주에서 210만주로 증가했고 지분율도 같은 기간 5.05%에서 5.25%로 0.2% 포인트 상승했다. 유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코리아나 주식 1만9000주를 장내매수한데 이어 9월말부터 10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5만3000주를 사들이면서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 대표가 코리아나 주식을 매입한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창업주 유상옥 회장은 2015년 당시 장남인 유 대표에게 100만주, 차남 유민수 스위치코퍼레이션 대표에게 77만주, 장녀인 유승희 코리아나미술관 관장에게 100만주를 증여했다. 유 대표는 증여를 받으면서 3.85%였던 지분율이 6.35%로 늘어났으나 증여세 납부를 위해 2017년 5월 지분 일부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4.49%로 줄어들었다.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된 것도 이 같은 지분율 변동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증여 당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에 달했지만 올 3분기 기준으로 14.54%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처럼 낮아진 오너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였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이달 들어 유 대표의 자사주 매입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5.10%까지 상승했다.

코리아나 측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회사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실적 회복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신호로도 해석 가능하다. 코리아나는 지난해 매출액이 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1억원에서 마이너스(-) 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화장품 매출에서 방문판매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리아나의 14일 종가는 3830원으로 1년 전(5030원) 대비 23.9% 하락했다. 

다행인 건 올해 들어 중국 ODM 사업 호조 덕분에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회사 코리아나천진유한공사는 ODM 주문이 증가하면서 3분기 매출이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억원에서 22억원으로 2배 늘어났다. 이 같은 자회사 호실적에 힘입어 코리아나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196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코리아나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에서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는 한편 중국 ODM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사업의 경우 방문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내년에는 중국 ODM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앞세워 활발히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