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bhc가 오는 20일부터 일부 제품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키로 한 가운데 이번 가격조정이 가맹점포의 실적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근래 bhc 본사가 폭풍성장을 이어온 것과 달리 가맹점들의 매출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뎠던 까닭이다.

16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bhc 본사 매출은 4004억원으로 전년 보다 25.7%, 2018년 대비로는 68.5%나 성장했다. bhc는 가맹점향 원부자재 납품으로 실적을 내는 회사인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점포가 485곳에 달했던 덕분이다. 또한 bhc가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얻게 된 브랜드 로열티, 지난해 촉발된 코로나19 확산 등도 실적 성장에 한몫했다.

본사의 수익 개선세와 비교해 bhc 가맹점포들의 성장률은 다소 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 매장의 작년 평균 매출은 5억2100만원으로 전년보다 22.7% 증가했으나 본사 대비로는 3%포인트 낮았다. 2년 전 대비로는 이 격차가 9.8%포인트까지 확대된다.

매출 순도를 고려한 본사와 가맹점 간 매출 괴리는 더 컸다. bhc 가맹점의 작년 3.3제곱미터(㎡, 1평)당 평균 매출은 2851만원으로 전년보다 18.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본사 매출 성장률 대비 9.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본사와 가맹점 간 성장불균형이 bhc의 출점전략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bhc는 경쟁사 대비 카페형매장(비어존) 비중이 높은 축에 속한다. 카페형 매장은 평시라면 본사와 점주에 윈-윈이 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치킨 외에도 사이드메뉴와 주류 매출이 잡히는 터라 객단가가 높은 편이고 본사는 그만큼 재료 공급량을 늘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bhc의 경쟁사들 역시 한동안 카페형 점포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문제는 팬데믹 상황 하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이러한 장점이 퇴색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초부터 bhc를 포함한 다수 카페형 외식 가맹점이 배달전용 매장 대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bhc가 치킨 값을 올린 것 역시 이러한 매장들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bhc 관계자는 "원가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배달 및 임차비용 등이 높아지다 보니 점주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제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bhc의 가격조정이 가맹점 매출에 일부 도움이 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쟁사인 교촌치킨이 먼저 닭값을 올린 데다 최근 치킨 외에 식음료 전반에 걸쳐 가격인상 도미노가 펼쳐져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덜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가격 인상에도 bhc 본사와 가맹점간 매출 격차가 여전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본사가 부자재값을 올려 가맹점향 공급마진도 더 확대할 수 있단 점에서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bhc의 가맹점 평당매출 증가율이 본사에 비해 크게 못 미친 건 카페형 매장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리스크를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가격 인상단행은 객단가를 더 높인다는 측면에서 이들 매장에 도움이 되겠으나 본사 역시 치킨무 등의 가격을 올린 터라 어느 쪽이 더 큰 수혜를 입을 지는 지켜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